광화문 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위치한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돼 온 가운데, 유족 측이 직접 건물을 해체해 장소를 옮기기로 했다. 동시에 유족들은 광화문 재구조화 공사가 끝난 후 광장에 재존치될 것을 요구했다.
세월호 유족단체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협의회)는 이날 기억공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물 내부 작품과 기록물들은 정리를 마치는 대로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으로 임시보관을 위해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원고 2학년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 협의회 집행위원장은 “내부에 작품들이나 기록물들을 정리한 후에는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기억공간 건물 해체작업을 진행할 것”이라며 “기억공간을 함께 준비하며 마음을 모았던 시민들의 정성을 모아 만든 건물이고 작품이기에 무단으루 부수고 폐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성껏 해체해 안산의 가족협의회로 가져갈 건데, 그 과정에서 시민들과 함께 의논해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정해가려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기억공간 건물을 안산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협의회는 일방적인 철거 통보를 해온 서울시에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김종기 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서울시는 대안에 대한 어떤 고민을 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시민들의 열린 소통의 공간이 왜 임기 1년의 서울시장에게서 지워져야 하는지 그 부분을 따져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시민들과 서로 소통하는 열린 공간인 기억공간은 분명히 공사가 끝난 후에 재존치돼야 하고 운영 방식에 대한 협의체 구성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일관되게 요구해왔다”며 “조성공사가 끝난 후 어떻게 다시 기억의 역사, 민주주의의 역사를 오롯이 광장에 담아낼지 고민해주길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협의회는 차량을 이용해 내부 작품과 기록물들을 모아 서울시의회 1층 전시관으로 이동한 후 임시 전시 형태로 보관할 예정이다. 유족 측의 건물 해체 작업과 광화문광장 공사를 위한 준비 작업은 동시에 진행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