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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 프레시매니저,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 부산 해운대구, ‘hy(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 김옥저씨 인터뷰

- 프레시 매니저 일을 하며 만난 고객 자제분 계기, 25년간 ‘소화영아재활원’ 후원

- 내가 한일은 큰 일 아냐... 모습 드러내지 않는 ‘얼굴 없는 후원자’



[사진=김옥저 프레시 매니저]







-“작은 우유 하나, 어르신께 안부 물어볼 수 있는 매개체였다.”

부산 해운대에서 만난 김옥저(70세)씨는 hy(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1992년 이 일을 시작한 이후로 30년간 프레시 매니저로 활동하며 고객에게 신선한 제품을 전달하고 있다. 담당지역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며 고객을 살피는 일은 자연스레 삶의 일부가 되었다.

프레시 매니저로 활동하기 전에도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긴것은 매니저 일을 시작한 이후라고 한다. 곳곳에 제품을 전달하다 보니 지역을 좀 더 세심하게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혼자계신 어르신이 우유가 드시고 싶은데 못 드시는걸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고 했다. 그런 김씨에게 우유 하나는 제품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어머니, 잘 지내시죠? 하고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매개체였던 것이다.

선행 범위는 점차 넓어졌다. 독거노인에게 우유를 지원하고, 베트남 참전용사 무료급식소에 윌을 후원했다. 규모가 커지자 매니저에게 부담될 것을 우려한 주민센터 직원이 오히려 말리기까지 했다. 지금은 홀몸노인을 지원해주는 사업이 지자체별로 운영이 되지만 그 때만 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저보다 더 대단하신 분들이 많으세요. 제가 한 일은 아무것도 아니에요”

김옥저 매니저는 한사코 본인이 한일이 크지 않다고 했다. 세상에는 더 대단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많다며 겸손히 말했다. 재활원에 가면 교육봉사, 의료봉사, 이·미용 봉사 등 파트별로 다양한 활동이 있다며 많은 분들께서 재능과 시간을 좋은 일에 사용하고 계신다고 했다. 김씨는 그분들에 비하면 본인의 물품후원은 아무것도 아니라며 부끄러워했다.



한편, 김씨가 ‘소화영아재활원’을 후원하게 된 계기는 제품을 전달하던 중 만난 자폐아동을 알게 되면서부터다. 해당 아동 어머니를 통해 야쿠르트 50개를 건넨 것이 시작이었다. 지금은 매주 야쿠르트 120개와 윌 10개를 후원하고 있다.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25년간 한 번도 빼먹지 않고 후원해 오고 있다.

-“일터에선 ‘프레시 매니저’이지만 아동들에게는 ‘얼굴 없는 후원자’”

김씨는 그동안 ‘소화영아재활원’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원에서 실시하는 후원자들을 위한 행사에 초대 받지만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다. 김씨 스스로 자랑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재활원에서는 매년 감사의 마음을 담은 감사패를 전한다. 특히, 매년 부활절이면 아동들이 직접 만든 손편지와 삶은 계란을 사진과 함께 보내준다. 삐뚤삐뚤 글씨로 적혀진 편지지만 마음이 담겨있는 선물이다. 김씨는 불편한 몸일텐데, 내가 해주는 것에 비해 받는 것이 너무 크다고 했다. 김옥저 매니저에게 ‘선행’은 ‘위로’였던 것이다.

같은 사무실 동료들 중에서도 김씨의 선행사례를 아는 분들은 소수이다. 김씨는 작게 웃으며 누가 알아주길 원해서 하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김옥저 매니저는 “프레시 매니저 일은 자연스레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게 한다”며 일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전했다. 매일 각 가정을 방문해 제품을 전하다 보니 속속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이다. 모두가 서로를 좀 더 배려한다면 조금 더 건강하고 정감있는 사회가 될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한편, hy의 프레시 매니저 조직을 활용하기 위한 지자체의 러브콜도 이어진다. 어르신과 가까이에서 소통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정된 사회복지사나 자원봉사자 인력으로는 홀몸노인을 돌보는데 한계가 있을 뿐만 아니라 어르신과 지역 내 홀몸노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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