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와 관련,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됐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자격도 없다"며 "후보직을 사퇴하라"라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1일 1망언 세계 신기록을 세운 사람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날도 얼마 안남은 것 같다"면서 이렇게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후쿠시마에서 원전이 녹아내리고 폭발이 일어나 방사능이 유출됐다는 것은 일본 정부도 인정하는 명백한 사실인데, 폭발도 유출도 없다는 것인가"라고 물은 뒤 "정말 내일쯤에는 독도가 원래 일본 땅이라고 할까봐 걱정될 지경"이라고 거듭 윤 전 총장을 향한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또한 "이 더운 삼복더위에 국민들 더 열받게 하지 말고 당장 후보 사퇴하고 일본으로 떠나라"라면서 "폭발도 오염도 없었다고 믿으시는 후쿠시마 원전 옆에 집한 채 사서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시기 바란다"고도 적었다.
아울러 김 의원은 "혹시 세월호가 침몰해 수많은 304명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건 알고 있나"라면서 "혹시 우리가 일본의 지배를 36년이나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느냐.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은 알고 있느냐"라고 비판의 수위를 끌어올렸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4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울산·경남은 세계적으로 원전 최대 밀집지역이고, 원전 확대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원전은 체르노빌과 다르다"며 "지금 앞으로 나오는 원전은 안정성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거론하며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한 것은 아니다. 지진하고 해일이 있어서 피해가 컸지만 원전 자체가 붕괴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은 기본적으로 안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의 발언과는 달리 후쿠시마 원전 사태는 지난 2011년 3월 지진과 해일이 원전을 덮치면서 건물이 손상되고, 원전 기능이 마비되면서 세슘 137과 스트론튬 90 등 대규모 방사능물질 유출로 이어졌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체르노빌 원전 사고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국제원자력사고등급(INES) 최고등급인 7단계를 매겼다.
이같은 윤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인터뷰 기사는 게재된 지 4시간만에 삭제됐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 캠프는 전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식 입장문에서 "기사가 후보의 의도와 다르게 반영됐다"며 "긴 시간 인터뷰를 압축적으로 기사에 담는 것은 불가피하고, 의미가 다르게 전달됐을 경우 서로 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터뷰 보도 과정을 두고 공세를 벌이는 것은 비열한 정치공세"라고도 했다.
부산일보는 같은 날 관련 기사를 내고 윤 전 총장 발언에 대해 "후쿠시마 사고는 러시아 체르노빌과 달리 원자로 폭발이 아니었다는 취지였는데, 후쿠시마 원전 역시 수소 폭발 이후 방사능 유출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공인된 '팩트'와는 차이가 있는 설명이었다"고 했다.
이어 발언 삭제 경위에 대해서는 "윤 전 총장 캠프 측에서 발언 내용을 취소하는 기사 수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 캠프 측에서 '후쿠시마 사고는 원전의 하드웨어 자체의 안전 부실 문제가 아니었고, 지진·해일에 의해 원전 냉각통제능력을 유지하지 못한 인적 재난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단축 설명을 하다 보니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는 설명이다.
부산일보는 "인터뷰 취지가 현안에 대한 후보의 정확한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고, 타 인터뷰에서도 사후 정정 요구가 기사 전체 맥락을 해치지 않은 선에서는 이를 수용해왔다는 점에 비춰 해당 요구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