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경제·산업·문화 전반적으로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우리 학생들의 소프트웨어(SW), 인공지능(AI)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23개 중 21~22위로 최하위권입니다.”
김현철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11일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한림원·한국공학한림원·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 공동 주최한 ‘SW·AI 시대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과정 개편 촉구’ 온라인 토론회에서 “지난 2018년부터 초중고에서 SW·AI 교육에 들어갔으나 교육 시간이나 내용 모두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미국은 2019년 말 AI 국가 전략을 발표하며 초중등 교육 시간 등 필수 교육 확대를 포함해 AI 교육 실시와 세계 최고의 AI 인재 양성 의지를 피력했다. 컨설팅사인 맥킨지도 올해 6월 보고서에서 일자리 역량의 56개 요소 중 디지털 역량을 핵심으로 꼽았다. 그럼에도 우리 초등학교에서는 6학년 때 실과 과목의 한 단원으로 겨우 17시간 SW·AI 교육으로, 전체 교육 시간의 0.29%에 불과하다. 중학교에서는 34시간을 가르치나 전체의 1%에 그친다. 그나마도 고등학교에서는 관련 교과 자체가 아예 없다.
이처럼 초중고에서 한국의 SW·AI 교육 시간이 총 51시간에 그쳐 영국 374시간, 인도 256시간, 중국 212시간, 일본 125시간에 비해 태부족이다. 중국에 비해서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학생들에게 2007~2017년에는 초중고에서 정식 과목으로 SW·AI를 하나도 안 가르쳤는데 지금도 너무 부족하다”며 “게임이나 채팅·검색이나 할 줄 알지 전반적으로 디지털 역량이 크게 떨어져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이를 바로잡아야 오는 2025년부터 적용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초중고 전체 교육 시간의 2.1%(1만 2,726시간 중 268시간)는 SW·AI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제안이다. 초등학생의 경우 1~2학년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3~4학년 정보, 5~6학년 자율 선택을 통해 총 68시간, 중학생은 1학년 ICT, 2학년 데이터, 3학년 AI 중심으로 총 136시간, 고교생은 정보과학·AI·데이터 등 총 64시간을 배정하자는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디지털 대전환 이후의 미래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SW·AI 교육 확대를 강조했다. 이른바 ‘포스트 MZ’ 세대가 AI나 메타버스와 친근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 상상력을 마음껏 구현하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장관은 “디지털 역량 격차가 사회·경제적 격차로 연결될 수 있다”며 “세계적으로 SW와 AI 교육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우리도 학생들이 활동할 2040~2050년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설계해야 한다. 역량 있는 교사도 충분히 양성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우일 과총 회장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SW와 AI 등 정보 교육을 크게 늘려야 한다”며 “초중고 전 학년에 걸쳐 최소 매주 1~2시간은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SW·AI 전문성을 갖춘 정보 교사를 양성하고 모든 교사들에게도 관련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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