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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쪽잠 자고 대공위협 감수"…아프간인 구한 '미라클' 韓공군



공군특수부대 공정통제사(CCT) 요원들이 야전에서 아군 항공기를 유도 및 관제하고 있다. /공군제공 영상 캡처




공군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 정부 활동에 협력한 아프가니스탄 현지인 직원 및가족들을 국내로 수송하는 ‘미라클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했다고 27일 밝혔다.

공군은 수송기를 이용한 이번 작전을 통해 전장을 방불케 하는 위험지역에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완벽한 전술수송능력을 발휘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인도적 차원에서 진행된 분쟁 지역의 외국인을 국내로 이송하는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작전에는 공군 소속의 최정예 작전요원 60여명과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 1대와 수송기 ‘C-130J’ 2대가 투입됐다. 작전요원으로는 쿠웨이트 파병 경험과 다양한 해외 임무 경험이 있는 정연학 대령(제 5 공중기동비행단 감찰안전실장, 공사 41기)과 양경철 대령(동 비행단 항공작전전대장, 공사 46기)이 통제관으로 선발돼 투입됐다. 아울러 해외 공수 및 연합훈련 등 해외 임무 경험이 많은 베테랑 조종사와 정비요원을 선정했다. 또한, 현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발상황에 대비해 공군 정예 특수부대인 공정통제사(CCT)와 항공의무요원도 동승했다.

미라클작전에 투입된 공군 수송기 'CJ130J'가 지난 23일 새벽 김해기지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제공=공군


작전요원들은 지난 16일 임무를 부여 받았으나 정확한 출발 시기가 정해지지 않은 긴박한 상황속에서 출발 직전까지 밤을 새워가며 수많은 변수에 대비해 세밀한 작전계획을 수립했다. 무엇보다도 외교적 상황 및 공중 위협 상황을 고려해 아프가니스탄까지의 최적의 이동 경로와 임무 거점이 될 주변국 공항을 선정하는 작업이 중요했다. 이에 따라 3대의 항공기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과 인접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공항으로 가져간 뒤 그중 C-130J 수송기를 아프가니스탄 카불공항으로 진입시켜 조력자들을 태워 이슬라마바드공항으로 데려오기로 했다. C-130J는 아프가니스탄의 지대공 미사일 위협 상황에 대비할 수 있는 미사일 경고시스템(RWR), 미사일 회피용 채프·플레어, 방탄장비를 갖췄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슬라마드공항으로 조력자들을 데려오는 데 성공하면 현지 공항에서 다시 KC-330로 갈아 태워 국내로 수송하기로 했다.


작전요원들은 C-130J를 타고 카불공항까지 진입·귀환할 때까지 공중위협을 회피할 수 있도록 활주로 고고도 상공에서 회전하며 하강하여 착륙을 시도하는 전술 입출항 절차와 활주로에 엔진을 정지하지 않은 채 승객을 탑승시켜 진입·퇴출 시간을 최소화하는 ‘ERO’ 절차를 검토했다. 이와 더불어 한번에 최대한 많은 인원을 태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항공기 내 좌석들을 모두 탈거했다. 5세 미만 영유아들이 100명 이상 탑승하는 것도 고려해 기내에 유아용 마스크·분유·젖병·기저귀·과자 등 유아용품까지 세심하게 준비했다.

이런 작전계획 속에서 3대의 작전 항공기중 C-130J 2대가 먼저 지난 23일 새벽 1시무렵 김해기지를 이륙했다. C-130J는 이동 중 태국에서 중간 급유를 받아야 해 KC-330보다 먼저 출발한 것이다. 이어서 KC-330 1대도 같은 날 아침 7시경 약 1만km에 달하는 파키스탄까지의 대장정에 나섰다.

미라클작전에 투입된 공군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 'KC-330'이 지난 23일 오전 김해기지에서 이륙을 준비하고 있다. /공군제공 영상 캡처




이런 가운데 작전요원들은 23일(현지시간) 파키스탄에 도착했고 이튿날 작전계획을 재점검했다. 당시 작전요원들은 현지의 심각한 코로나19 확산상황으로 인해 숙소도 확보하지 못한 채 대사관 회의실, 로비 등에서 쪽잠을 자는 고충도 견뎌냈다. 마침내 24일 새벽 C-130J가 이슬라마바드 공항을 이륙해 카불공항에 진입했다. 카불공항에서 조력자중 일부인 26명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작전요원들은 먼저 이들을 태우고 이슬라마바드공항으로 무사히 복귀했다.

그러나 현장에 오기로 예정됐던 조력자중 대다수는 카불공항을 둘러싸고 있던 탈레반의 공항 입·출입 절차로 인해 아직 공항 내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들이 카불공항으로 들어오는 대로 최단시간 내에 바로 구출해 낼 수 있도록 C-130J 작전요원들은 이슬라마바드공항 복귀 이후에도 기내에서 비상대기를 계속했다. 현지 기온은 섭씨 35도를 넘어선 고온다습한 상태였지만 작전요원들은 에어컨도 틀지 못한 채 방탄헬멧·조끼를 착용한 상태로 10시간 이상을 참고 기다렸다. 에어컨을 틀지 않은 것은 해당 항공기가 언제라도 즉시 출발할 수 있도록 배터리 잔량을 충분히 남겨놓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에 조력했던 현지인 및 가족들이 우리 공군 항공기를 타고 파키스탄을 거쳐 한국으로 탈출하기 위해 자국 카불 공항에서 대기하며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신변 안전 및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얼굴 영상은 흐릿하게 처리됐다. /공군제공 영상 캡처


이처럼 악조건 속에서 대기한 끝에 작전요원들은 남은 조력자들도 C-130J 2대에 태워 안전하게 이슬라마바드공항으로 탈출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탑승이 계획된 조력자 인원이 KC-330에 탑승가능 인원을 초과하는 돌방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작전요원들은 KC-330 기내에서 자신들의 좌석을 아프간 조력자들에게 양보하고, 추가적인 탑승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착륙 및 항행을 위한 개인 수하물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조력자 377명을 KC-330에 모두 태워 무사히 인천국제공항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이번 작전에서 KC-330를 조종한 공군 제 5 공중기동비행단 소속 제261공중급유비행대대장 조주영 중령(진, 공사 53기)은 “모든 작전요원들이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을 한명이라도 더 탑승시키기 위해 최적의 이송방안을 모색한 결과, 예상했던 인원보다 더 많은 인원을 무사히 국내로 수송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국내 도착 후 카불공항에서 테러가 발생해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적시에 조력자들을 국내로 이송한 것 같아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C-130J 1호기 조종사인 같은 비행단 소속 251공수비행대대장 양진우 소령(공사 55기)은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을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번 작전에 임했다”며 “공군 조종사로서 전시를 방불케 하는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위기에 처한 아프가니스탄의 조력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기적(미라클) 같은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에 조력했던 현지인 및 가족들이 한국으로 탈출하기 위해 자국 카불 공항에서 우리 공군의 수송기에 탑승하고 있다. 신변 안전 및 프라이버시 차원에서 얼굴 영상은 흐릿하게 처리됐다. /공군제공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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