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의 빈 라덴'이라 불리던 발리테러 용의자 함발리 등 3명이 쿠바 관타나모 미군기지 수용소에서 사건 발생 19년 만에 재판에 넘겨졌다.
1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2002년 202명의 목숨을 앗아간 발리테러로 2003년 체포된 인도네시아인 함발리(57·본명 리두안 이사무딘)와 말레이시아인 부하 2명이 지난 달 30일 관타나모 군사법정에 살인, 테러 등 혐의로 정식 기소됐다. 발리 폭탄 테러로 202명이 숨진가운데 희생자는 호주인이 88명으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인 38명, 미국인 7명 등을 기록했다.
당시 국제 공조수사 결과 알카에다 연계 테러 조직인 인도네시아의 제마 이슬라미야(JI)가 배후조직으로 꼽혔고, 2003년 8월 태국에서 JI 작전참모 함발리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주도 작전으로 체포됐다. 함발리는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 라덴과 비교해 '동남아의 빈 라덴'으로 불리며, 이 지역의 가장 유력한 테러 지도자로 각국 수배를 받은 인물이다. JI 소속 말레이시아인 부하 모하멧 나지르 빈 렙(44)과 모하멧 파리크 빈 아민(46) 등 2명도 2003년 잇달아 체포됐다.
미 CIA는 함발리와 이들 3명을 '비밀 구치소'에 수감했다가 2016년 관타나모 수용소로 이감했다. 인도네시아 매체들은 '이제야 재판이 시작됐다'며 관심을 보였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우리 법정에 세울 수 있게 해달라"고 지속해서 미국에 함발리 송환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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