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과 저항군의 전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 육군 군복 사진이 현지에서 잇따라 떠돌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탈레반 저항군의 계정으로 추측되는 ‘민족저항전선(NRF)’ 트위터에는 군복 위에 올려진 한 신분증 사진이 공개됐다. NRF는 이 사진과 함께 "파키스탄 특수부대가 탈레반을 돕고 있다"며 "오늘 밤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 테러 집단 연합이 판지시르를 공격했다"는 글을 게시했다.
NRF는 그 근거로 탈레반과 전투 과정에서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펀자브주 발행 세금 등록 신분증을 공개했다. 그런데 이 신분증 배경으로 ‘개구리 군복’으로 알려진 한국군 구형 군복이 등장한 것이다. 군복에는 육군 병장 계급장을 비롯해 예비군 표식도 있다. 이 군복은 NRF가 탈레반과의 전투 승리를 통해 얻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의 군복이 아프간에서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외신 사진에서도 한국군 구형 군복을 입은 탈레반 대원들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구형 군복은 보따리상을 통해 대량으로 외국에 팔려나간 뒤 그중 일부가 탈레반 손에 들어간 것으로 추측된다.
현행 군복단속법은 군복을 판매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한국 대법원판결을 기점으로 구형 군복을 착용하거나 제조·판매한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군이 착용하지 않는 구형 군복은 민간인이 입더라도 군인과 민간인의 식별이 곤란해지거나 군사작전에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국방부 관계자는 "2014년 군복이 이른바 '디지털 군복'으로 불리는 신형 군복으로 바뀌면서 구형 군복은 군복단속법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현재 군복이 아닌 구형 군복을 입고 집회에 참여하는 행위는 이제 불법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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