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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요청에 작업 멈춘 곳은 삼성전자가 처음”

■ 삼성전자DS '작업중지권' 강화

협력사 2,000곳 중 100곳 행사

"손실보다 근로자 안전이 최우선"

기흥사업장 3시간동안 '올스톱'

고용부 안전관리 우수사례 선정

협력 업체의 작업중지권을 접수한 삼성전자DS 직원들이 작업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제공=삼성전자DS




7월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기흥사업장 환경안전팀으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협력 업체 대명지이씨 소속 현장 근로자의 전화였다. 그는 배관 분리 작업을 하는데 조명이 밝지 않아 작업이 어렵다며 ‘작업중지권’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DS 담당 부서와 협력 업체 담당자는 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상부에 설치된 배관에 문제가 발생해 현장의 조도가 150럭스보다 낮았다. 150럭스는 ‘보통 작업’을 할 수 있는 기준이다. 협력 업체 직원의 전화 한 통으로 이곳의 작업은 약 3시간 동안 멈췄고 새로운 조명이 설치된 이후 재개됐다. 대명지이씨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년간 회사에서 일하면서 해외 거래처를 포함해 삼성전자처럼 협력사 요청으로 작업중지권이 이뤄진 경우는 처음 봤다”며 “당시 작업 이외에도 여러 번 요청했는데 대부분 받아들여서 놀랐다”고 말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 부문은 협력 업체 현장 근로자가 위험 요소를 발견하면 작업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 사용이 활발하다. 2,000여 개 협력사 가운데 100여 곳이 작업중지권을 사용했다.

삼성전자 DS는 올해 1월부터 모든 사업장에 작업중지독려제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 운영하고 있다. 독려제도는 2018년 도입했지만 작업중지권을 사용하는 경우가 드물었기 때문이다. 올해 초부터는 협력 업체를 평가할 때 작업중지권을 얼마나 사용했는지도 반영하고 있다. 2010년 245건이었던 행사 건수는 올해 상반기에만 1,200건을 넘었다.



삼성전자 DS의 사례는 고용노동부가 지난 7월 발간한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가이드북에도 우수 사례로 소개됐다. 가이드북에 실린 이유는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는 작업중지권을 시스템으로 정착시킨 보기 드문 사례이기 때문이다. 가이드북은 내년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방법 등이 담겨 전국 사업장에 배포된다.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몇몇 기업이 작업중지권 제도를 도입했지만 삼성전자 DS 부문처럼 시스템으로 만들어 지키는 곳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협력 업체의 작업중지권이 산업재해를 막는 유용한 제도라고 평가했다. 현장의 위험 요인을 잘 아는 하청 업체의 목소리에 원청 업체가 귀를 기울이면 사고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작업중지권 사용을 꺼린다. 원청 업체는 작업 중지 기간 손실에 대한 우려, 협력사는 납기 기한 준수, 하청 업체라는 입장 때문에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삼성전자 DS는 시스템으로 이 같은 ‘고리’를 끊었다. 삼성전자 DS는 올해 2월부터 도급 계약 평가에서도 환경안전 역량을 20%에서 50%로 올려 가장 높은 배점 기준으로 만들었다. 기술·가격으로 협력 업체를 뽑는 경영계의 관례를 깼다. 이렇게 되면 입찰 가격도 올라 삼성전자 DS 입장에서 비용이 늘지만 감수하기로 했다. 이런 방식으로 협력사 20%를 교체하고 이들의 안전 역량 강화를 도왔다. 삼성전자 DS 관계자는 “손실의 유무보다 작업자의 안전과 사고 방지가 중요하다”며 “협력 업체의 환경안전 평가 기준에서도 환경안전을 70%로 상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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