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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고, 따르고…자율주행로봇 만든 쌍둥이 형제 "진짜 유니콘 될 거예요"

천홍석 트위니 대표 인터뷰

나르고와 따르고를 개발한 천홍석 트위니 공동대표. 천영석 공동대표의 쌍둥이 형이다. 천홍석 대표는 기술총괄, 천영석 대표는 경영책임을 맡고 있다. /사진 제공=트위니




인기 유튜브 채널 ‘워크맨’에 출연 중인 아나운서 장성규, ‘좋좋소’ 시리즈 열풍을 이끈 유튜버 이과장이 모두 방문해 이목을 끈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자율주행로봇 개발사 트위니다. 천홍석·영석 쌍둥이 형제는 2015년 트위니를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투자액 약 240억 원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기업 가치 1조 원 이상으로 클 잠재력을 지닌 기업을 뜻하는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에도 선정됐다.

트위니가 투자자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나르고’와 ‘따르고’ 두 로봇으로 요약된다.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는 3차원(3D) 라이다 기반 자율주행로봇 나르고와 대상추종로봇 따르고가 그 주인공이다. 트위니의 마스코트와도 같은 이들은 과연 어떤 로봇일까. 나르고, 따르고와 함께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로봇 플랫폼 ‘탈프(TARP)’는 대체 무엇일까. 지난달 6일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트위니 본사에서 천홍석 트위니 대표를 만나 자세히 물었다.

장성규의 워크맨(왼쪽)과 이과장 유튜브 채널에 등장한 트위니. /유튜브 캡처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로봇”, 나르고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자리한 트위니 본사.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이라는 건물 외벽의 글이 돋보인다. /김동현 기자


Q. 나르고는 어떤 로봇입니까.

A. 나르고는 주어진 목적지까지 스스로 이동하는 자율주행 로봇입니다. 물류 창고와 사무실, 병원처럼 물건 운송이 필요한 장소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나르고의 가장 큰 특징은 3차원(3D) 라이다 센서 기반으로 주변을 인식한다는 점입니다. 빛으로 주변의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는 2D와 3D 센서로 구분됩니다. 2D 라이다는 특정 높이의 단면을 인식할 수 있고, 3D 라이다는 사람처럼 주변 환경을 3차원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3D 라이다 센서가 좋습니다.

장애물을 피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자기 위치를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서도 지도상에서 다양한 지형·지물을 많이 인식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로봇 대부분은 2차원(2D) 라이다 센서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 위치를 인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3D 라이다 센서를 탑재한 나르고는 아무리 유동 인구가 많고 복잡한 환경에서도 문제 없이 자기 위치를 인식할 수 있고 장애물을 피할 수 있습니다.

Q. 3D 라이다 센서를 왜 다른 기업들은 쓰지 않나요?

A. 좋은 센서를 쓴다고 (로봇이) 무조건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로봇이 3D 라이다 센서를 탑재하면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도 많아지는데요, 데이터 양이 많아지면 그 안에서 노이즈가 차지하는 양도 덩달아 많아집니다. 이를 처리하지 못하면 좋은 센서도 무용지물입니다.

트위니는 3D 라이다를 활용하기 위해 노이즈를 제거하고 데이터 양을 줄일 수 있는 자체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노이즈를 제거하면 로봇이 어디서나 자기 위치를 정확히 인지할 수 있습니다.

Q. 노이즈란 무엇입니까?

A. 지도상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로봇 센서가 인식하는 사물이나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로봇의 자기 위치 추정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로봇은 주행 전에 자신이 이동할 공간의 지도를 먼저 알고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SLAM*이라는 기술로 그 공간의 지도를 그리는데, 사람이 먼저 공간의 구조를 이해한 다음부터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할 수 있는 원리와 유사합니다. 사람이 자신이 알고 있는 공간의 구조 (지도)와 눈에 보이는 정보를 매칭시켜 자기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로봇도 SLAM으로 만든 지도와 센서 데이터를 매칭시켜 자기 위치를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에는 없는 (갑자기 나타난) 사람이나 새로 배치된 물건이 센서에 인식되면 지도와 센서 데이터를 매칭할 수 없습니다. 로봇이 자기 위치를 정확히 인식하기가 어려워지는 셈이죠. 이와 같이 지도에 없던 정보가 바로 노이즈입니다. 트위니는 이 같은 노이즈를 걸러내 로봇이 문제 없이 스스로 주행하게 하는 데 탁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 SLAM: 동시 위치 추정과 지도 작성(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3D 라이다 기반 자율주행로봇 나르고가 스스로 이동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한 번 찍으면 끝까지 따라가요", 따르고




Q. 그럼 따르고는 어떤 로봇인가요?

A. 따르고는 이름 그대로 사람을 따라다니는 대상추종로봇이에요. 도서관의 반납 도서와 같은 다양한 화물을 옮기는 데 적합합니다. 작업자를 인식한 뒤 근처에서 물건을 운반하는 식입니다.

따르고는 자체 탑재된 깊이 인식(RGB-D)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를 인식하고, 장애물을 회피합니다. 깊이 인식 카메라는 빨강, 녹색, 파랑과 같은 색상과 주변 거리를 인식해 작동합니다. 다만 노이즈가 많은 데다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단점도 안고 있습니다. 트위니는 노이즈 제거와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따르고의 주행 정확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특히 저희는 따르고가 색깔과 색깔 분포, 크기, 위치, 형태의 다섯 가지 정보를 모두 이용해 사람을 인식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따르고는 지속적으로 획득한 정보를 비교해 추종 대상이 옷을 갈아입거나 색깔을 식별할 수 없는 어두운 곳에 있어도 정확히 찾아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와 생김새나 체격이 비슷한 쌍둥이 동생 천영석 대표와 함께 실험을 진행했는데, (따르고가 천홍석 대표를 최초 인식한 이후) 천영석 대표가 곁에 있거나 교차해 이동하는 상황에서도 최초 인식한 사람(천홍석 대표)을 끝까지 따라갔습니다.

대상추종로봇 따르고가 기자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김동현 기자


“자율주행로봇의 구글·애플을 꿈꾼다”, 탈프(TARP)


Q. 탈프는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A. 탈프는 트위니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로봇 전용 플랫폼입니다. 안드로이드(AOS)나 아이폰 운영 체제(iOS)를 바탕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듯 탈프는 사용자가 자율주행 사업 관련 아이디어를 실현해 맞춤형 응용 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기체(하드웨어) 기술 개발자가 탈프를 활용해 자율주행 로봇 서비스까지 개발할 수 있는 거죠. 자율주행 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사용자가 원하는 분야의 서비스에 자율주행 로봇을 접목할 수 있도록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탈프를 제공합니다.

특히 탈프는 수백 대 이상의 로봇을 하나의 서버로 통합해 관제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습니다. 모든 로봇의 상태와 위치를 파악해 각자 다른 임무와 작업을 배정하고, 자율적으로 최적의 이동 경로를 생성한 뒤 지정된 목적지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예비’를 넘어 진짜 유니콘을 향해, 트위니


서울경제와의 인터뷰 당일 천홍석 대표는 눈에 띄는 오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어떤 마스크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직원이 선물해준 ‘유니콘’ 마스크라며 “(트위니가) 예비 유니콘을 넘어 곧 진짜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콘 마스크를 착용한 천홍석 대표. /김동현 기자


트위니는 2020년 6월 아기유니콘에 선정된 데 이어 올해 7월에는 예비 유니콘에 등극했다. 1년 만에 기업 가치 1,000억 원 미만의 아기 유니콘에서 기업 가치 1,000억 원 이상 1조 원 미만의 예비 유니콘으로 이른바 ‘광속 레벨업’하는 기염을 토했다.

투자 유치도 성공적이다. 지난 7월 180억 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약 240억 원을 달성했다. 천홍석 대표의 오색 마스크 속 유니콘이 트위니라는 이름으로 살아 숨 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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