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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하늘 보며 명상 잠긴 듯…천불산 기슭에 누운 부처 ‘삶의 번뇌’ 씻다

■유네스코가 주목한 전남 화순

'천불·천탑' 운주사의 와형석조여래불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등재

UFO형상 닮은 원형다층석탑도 눈길

보검재 계곡 일대엔 고인돌유적 분포

나무들 즐비한 '숲정이' 등 명소 가득

운주사 원형다층석탑. 기존에 우리가 보던 탑들과는 달리 지붕과 단이 원형으로 만들어졌다. 경내 대부분의 탑들은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전남 화순 하면 성급한 이들에게는 얼핏 떠오르는 것이 아침 물안개로 유명한 세량지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화순에는 적벽을 비롯해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할 만한 관광지가 여럿 있다. 특히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풍경이 곳곳에 산재해 여유를 가지고 둘러보면 화려한 볼거리에 풍성한 이야기가 깃든 곳들이 밀집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운주사 능선의 와불. 2017년 3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최종 등재됐다.


기자의 발길이 먼저 머문 곳은 대한불교조계종 제21교구 송광사 말사인 운주사다.

운주사는 도암면 대초리 천불산 기슭에 터를 잡은 사찰로 통일신라 말엽 도선국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도선국사는 풍수지리에 통달해 지형이 갖고 있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운주사를 비보(裨補·강한 곳은 부드럽게 하고 약한 곳은 북돋움)사찰로 세웠는데 절 주변 지형이 배(舟) 모양이어서 돛대와 사공을 상징하는 천불과 천탑을 세웠다고 전해진다.

그런 까닭에 경내로 진입하는 순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석불과 석탑이다. 경내에는 80여 기의 석불, 21기의 석탑, 173기의 탑재 관련 유물들이 산재한다.

천경숙 문화관광해설사는 “경내에 석불군(群) 6곳이 있다”며 “입구부터 석불이 흩어져 있는데 특히 왼쪽 능선에는 와불 2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천 해설사는 “유네스코 잠정목록 등재를 위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인근에는 불상 101기, 석탑은 22기가 남아 있는 걸로 확인됐다”며 “이 절은 원래 폐사지였기 때문에 돌이 필요한 마을 사람들이 가져가는 등 훼손돼서 흩어졌다”고 전했다.

석탑군의 조성 연대는 고려 초기에서 중기에 걸친 기간으로 추정된다. 이유는 석탑 한 개를 조성하는 데 평균 4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원형다층석탑으로 기존에 우리가 보던 탑과 달리 지붕과 단이 미확인 비행 물체(UFO)처럼 원형으로 만들어졌다. 탑의 구성은 하나의 돌로 된 거북 모양의 지대석 위에 두툼한 원형 단을 만들고 탑을 세운 형태다. 탑신과 옥개석이 각각 하나의 돌로 만들어졌으며 높이는 5.8m 정도인데 특이한 모습에 자꾸 눈길이 간다.



이 탑을 다층석탑이라고 하는 것은 원래의 높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15년에서 1935년 사이에 일본인 미술사학자 세키노 다다시가 운주사 사진을 6,633장 촬영해 뒀는데 그 사진에는 석탑의 모습이 7층으로 찍혀 있지만 현재에는 6층만 남아 있다.

하지만 운주사에서 제일 신기한 것은 시도유형문화재 273호 와형석조여래불이다. 도선국사가 운주사에 천불천탑을 하루 만에 지어 놓으려고 했는데 제자 중 하나가 일을 빨리 끝내려고 닭 울음소리를 내자 하늘에서 내려온 석공들이 새벽이 밝아 불사가 끝난 줄 알고 하늘로 올라가는 바람에 완성을 못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2017년 3월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최종 등재됐다.

화순고인돌유적은 영산강 지류인 지석강 주변 평야를 배경으로 청동기시대인 3000년 전에서 2500년 전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5㎞ 구간에 596기가 산재한다.


화순의 또 다른 세계유산은 고인돌군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 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고창·강화의 고인돌과 함께 2000년 12월 세계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으로 공인됐다.

화순고인돌유적은 영산강 지류인 지석강 주변 평야를 배경으로 청동기시대인 3000년 전에서 2500년 전 사이에 축조된 것으로 보이는데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보검재(일명 보성재·해발 188.5m)의 계곡 일대 해발 45m에서 120m 사이 약 5㎞에 달하는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이 유적은 좁은 지역 내에 고인돌이 집중 분포하고 있으며 덮개돌의 무게가 100톤 이상 되는 커다란 고인돌 수십 기와 200톤 이상의 고인돌 등 596기가 산재해 있다. 근처에 채석장이 있는 국내 유일의 고인돌 고분군이라는 점도 이곳의 특징이다.

연둔리 둔동마을에 있는 숲정이는 동복천 700m를 따라 230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동복면 연둔리 둔동마을에 있는 숲정이(마을 근처의 숲)는 언제 들러도 평화로운 모습으로 길손을 반겨주는 곳이다. 2006년 12월 27일 전라남도 기념물 제237호로 지정됐으며 동복천을 따라 약 700m에 걸쳐 남북 방향으로 왕버들나무·느티나무·서어나무·검팽나무·상수리나무·뽕나무 등 230여 그루의 나무들이 식재돼 있다. 1500년께 마을이 형성되면서 조성한 인공림으로 하천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광을 연출한다. /글·사진(화순)=우현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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