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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출력·반값 연료전지 공급…주택·빌딩·공장도 수소로 돌린다

■현대차그룹 수소비전 2040

3세대 200㎾급 수소연료전지 첫선

여러개 연결땐 1㎿ 이상 출력 가능

선박·기차·건물 등 활용 무궁무진

무인 운송·고성능 수소차도 공개

국내 산업계 '수소 전환' 빨라질듯

정의선(가운데) 현대차그룹 회장이 7일 온라인으로 열린 ‘하이드로젠 웨이브’에서 김세훈(오른쪽) 부사장, 이상엽 전무와 함께 ‘2040 수소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수소 모빌리티’를 넘어 ‘수소 소사이어티’를 실현하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단순히 수소전기차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것이 아니라 운송 수단을 넘어 수소를 일상생활 전반에 쓰이는 에너지원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주요 국가와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수소기술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에서 국내 산업계의 수소 패러다임 전환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005380)그룹은 7일 ‘하이드로젠 웨이브’ 글로벌 온라인 행사를 열고 수소사업의 비전을 발표했다. 직접 기조 발표자로 나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은 수소에너지를 ‘누구나, 모든 것에, 어디에나(Everyone, Everything, Everywhere)’ 쓰도록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런 수소사회를 오는 2040년까지 달성하려 한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개발 방향성에 대한 단순한 발표가 아니라 에너지원으로서 수소의 가능성에 집중해 화석에너지 사회에서 수소에너지 사회로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현대차는 수소 소사이어티 실현을 위한 단계적 플랜도 제시했다. 먼저 앞으로 새로 출시하는 상용차에 대해서는 내연기관을 탈피해 전기차·수소전기차만 생산하고 2028년까지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이미 출시된 차량을 포함한 모든 상용차 모델에 수소연료전지 라인업을 적용할 예정이다. 특히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7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기대되는 소형 상용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별도의 수소연료전지 모빌리티를 개발한다. 또 현대차는 2030년을 수소전기차가 배터리전기차 수준의 가격 경쟁력이 확보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어 이때부터 승용 수소전기차 출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2040년에는 효율성이 극대화된 수소연료전지를 바탕으로 모빌리티를 넘어 주택·빌딩·공장·발전소 등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에 수소에너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이 꿈꾸는 수소 소사이어티 실현의 키워드는 성능이 개선된 수소연료전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998년부터 수소연료전지 개발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기술 개발을 준비해왔다. 그 결과 현대차그룹은 이날 하이드로젠 웨이브 행사에서 2023년에 내놓을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모습을 드러낸 3세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은 100㎾급과 200㎾급 두 종류로 현대차가 2018년에 출시한 수소전기차 넥쏘에 들어간 2세대 수소연료전지 대비 크기는 비슷하지만 출력이 2배 정도 강화됐다. 현대차는 “향후 상용차용 고내구형 연료전지 시스템은 50만㎞ 이상 주행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2030년께는 지금보다 50% 이상 가격을 낮춰 수소전기차가 시장에 공급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설명


현대차는 수소연료전지의 가능성도 모빌리티를 넘어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이날 공개한 100㎾급 3세대 연료전지 시스템은 여러 개를 연결해 500㎾, 1㎿ 등으로 출력을 높일 수 있다. 이 경우 자동차 외에 큰 대형 선박, 기차, 건물에 사용할 수 있다. 앞으로 관련 기술이 더 개량화되면 수소에너지를 활용한 빌딩에서 생활하고 장거리 여행 시 수소연료전지가 달린 비행기를 타는 일이 현실화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자사의 연료전지 시스템이 다른 브랜드의 모빌리티와 플랫폼에도 탑재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활용 가능성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실제로 수소연료전지가 활용된 모빌리티도 새로 공개했다. 먼저 미래 장거리 물류를 위해 무인운송이 가능한 ‘트레일러드론’은 1회 충전으로 1,000㎞ 이상을 주행할 수 있다. 트레일러드론은 수소연료전지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된 2대의 ‘e-Bogie’ 위에 트레일러가 달린 신개념 운송 모빌리티로 ‘e-Bogie’는 화물 운송 외에도 건설·소방·구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수소차에 전기차의 강점을 융합한 고성능 수소연료전지차 ‘비전FK’도 이날 최초로 공개됐다. 비전FK는 수소차로도 고성능 슈퍼카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모델로 1회 충전 시 600㎞에 달하는 주행거리에 제로백 4초 미만의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현대차는 수소에너지 플랫폼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이동형 수소충전소인 ‘H무빙스테이션’도 이날 공개했다. H무빙스테이션은 수소충전소가 보급되지 않은 지역이나 충전 수요가 급증하는 지역에 투입돼 수소인프라 확충에 기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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