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계획인 ‘애플카 프로젝트’의 핵심 임원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로 자리를 옮겼다. 포드의 이번 영입으로 애플카 프로젝트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포드는 공식 성명을 통해 애플카 프로젝트 담당 부사장인 더그 필드(사진)를 첨단 기술과 임베디드 시스템 최고책임자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필드는 포드에서 내비게이션과 운전자 보조 기술, 통합 시스템, 사이버 보안 등을 맡게 된다.
지난 1987년 포드 입사로 자동차 업계에 들어온 필드는 애플을 거쳐 테슬라에서 5년간 근무하며 테슬라 모델3 출시를 주도했다. 이후 2018년 애플로 복귀한 뒤 특수프로젝트그룹 담당 부사장을 맡아 애플카 개발을 지휘했다. 포드는 이번 필드 영입으로 차세대 전기차·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짐 팔리 포드 CEO는 “필드 영입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 노력하는 회사에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마이크 램지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포드가 테크 회사로 거듭나는 데 필드의 노하우와 식견을 빌리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포드는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총 290억 달러(약 33조 8,4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시장은 필드의 이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올 초 필드 밑에서 일하던 책임자급 3명이 연달아 퇴사한 데 이어 필드마저 자리를 옮기자 애플카 프로젝트에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애플카 프로젝트는 존 잔안드레아 애플 인공지능(AI)·머신러닝총괄이 이끌고 있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애널리스트는 FT에 “이번 영입은 포드의 쿠데타"라며 “애플의 야심에 타격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카는 2024년 자율주행차 생산을 목표로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등을 시험했지만 아직 디자인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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