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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이탈리아와 다른 길 가는 영국…백신 여권 도입 안한다

이탈리아의 백신 접종 증명서인 ‘그린 패스'/EPA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이 그린패스 등의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가운데 코로나19 방역 조치를 전면 해제한 영국이 백신 여권 도입을 철회했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의 사지드 자비드 보건부 장관은 이날 BBC에 출연해 "백신 여권 계획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게 돼 기쁘다"며 백신 여권 도입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바이러스는 아직 아무데도 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조심해야 한다"면서도 "단지 그 때문에 또는 다른 사람들이 한다는 이유로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고 백신 여권을 도입하는 국가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영국은 다른 길을 가겠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영국에서 최소 1회 백신 접종을 마친 비율은 71%로, 이 완전 접종률은 64%다. 문제는 접종률이 정체된 상태라는데 있다. 영국의 최소 1회 백신 접종률은 지난달 17일 70%를 기록했는데, 한달 가량이 지난 현재 1%포인트 증가에 그쳤기 때문이다.



앞서 영국 정부는 나이트클럽 등과 같이 붐비는 장소에 입장할 경우 백신 접종 증명서를 요구하는 것을 추진한 바 있다. 이 같은 계획은 고령층 대비 낮은 젊은층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방안으로도 고려되면서 이달 말에 시행될 것으로 전망돼왔다. 특히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프랑스 정부가 레스토랑과 카페 등의 장소를 이용하는 것과 관련해 백신 접종 증명서나 음성 확인서를 요구한 뒤 백신 접종률이 급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프랑스 외에 이탈리아도 이 같은 '그린 패스' 시스템을 지난 7월 도입해으며, 미국의 뉴욕시와 캐나다의 일부 주들도 비슷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 공무원과 100인 이상 민간기업 등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를 발표하는 등 백신 의무화를 선택하는 국가도 나타나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투르크메니스탄은 백신 접종을 전면 의무화했다.

백신 여권 계획이 영국에서 철회된 것은 정치권의 강력한 반대 때문으로 풀이된다. NYT는 "영국에서는 백신 여권 계획이 정치적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격렬한 반대에 부딪혔다"며 보수당은 이를 기업들에 대한 반대이자 시민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불렀고 자유민주당과 노동당도 반대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백신 철회 발표는 잉글랜드에만 적용된다. 웨일즈는 여전히 백신 여권을 채택하는 거을 고려하고 있으며, 스코틀랜드의 경우 나이트클럽 등에 입장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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