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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분 비행 후 1,500㎞ 표적 명중…軍은 쏘는지도 몰랐다[北, 신형 순항미사일 발사]

저공으로 회피 기동해 요격 쉽잖고

잠수함 탑재땐 사전징후 포착 불가

北 KN-23 이어 또 놓쳐 방공 구멍

日 등 주변국 "평화에 위협" 성명





북한의 미사일 개발 위협이 한층 급속히 고도화하고 있다. 미국령을 타격할 탄도미사일을 개발하더니 이번에는 한반도 및 일본 전역까지 사정권에 둔 신형 순항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보도에서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또 “순항미사일들은 타원 및 8자형 비행 궤도를 따라 7,580초를 비행해 1,500㎞ 계선의 표적을 명중했다”고 강조했다. 공중에서 선회하는 식으로 2시간을 날아 정확하게 표적을 맞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순항미사일일까.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미국과 중국을 크게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순항미사일이기 때문에 대북제재와 관련해 명시적으로 제재사항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보기에는 좀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순항미사일 발사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우리 군 당국이 제대로 탐지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있다. 3월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의 종말(최종 낙하) 단계를 놓친 데 이어 또다시 미사일 탐지에 실패하면서 대북 요격·방공망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북 순항미사일 기술 수준은…후속 개발은 더 위험=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순항미사일은 러시아의 순항미사일 ‘이스칸데르-K’를 기반으로 삼아 개발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승기 한국국방연구원(KIDA) 연구위원은 “북한이 과거 러시아의 탄도미사일인 ‘이스칸데르-M’ 기술을 입수하면서 같은 차량에 탑재해 운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 ‘이스칸데르-K’ 기술도 함께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의 발사 장면과 외형을 보면 신형 순항미사일은 미국의 토마호크, 우리 군의 현무-3C 순항미사일과 유사하다. 현무-3C와 토마호크처럼 위성항법시스템(GPS)과 관성유도 방식 등 복합 유도 시스템을 탑재하고 비행 중 고도·경로를 변경할 수 있는 ‘웨이포인트(way point)’ 기능도 갖춘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순항미사일(시속 700~900㎞)은 음속의 5~6배로 비행하는 탄도미사일보다 느리지만 수십m 초저고도로 비행하면서 레이더망을 피해 1~2m 오차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적 지휘부 등 핵심 시설에 대한 ‘외과 수술식 타격’에 주로 활용된다. 앞서 3월 21일 동해상으로 200여 ㎞를 날려 보낸 지 6개월여 만에 사거리가 7배 이상 늘어난 순항미사일을 개발한 것도 북한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더 큰 우려는 이번 미사일이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SLCM)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순항미사일이 잠수함에 실려 물속에서 운용되면 우리 군으로서는 북한이 언제 쏠지 알지 못해 대비하기가 힘들다. 특히 해당 SLCM에 경량화한 소형 핵탄두를 싣는다면 고중량 탄두를 탑재하기 힘든 순항미사일의 단점도 상쇄된다. 신 연구위원은 “북한이 개발한 신포급 잠수함이나 개발 중인 중형 잠수함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과 더불어 SLCM도 함께 탑재할 수 있다”며 “SLBM은 수직 발사관으로, SLCM은 수평 발사관(어뢰 발사관)으로 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美日 “주변국에 위협” …中 관영 매체들은 차분=북한이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하자 미국과 일본 정부는 일제히 우려 섞인 성명을 내놓았다. 미군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성명에서 “이런 활동은 북한이 군사 프로그램을 계속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주변국과 국제사회에 위협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사령부는 아울러 “상황을 계속 감시하고 있고 동맹·파트너들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 “한국과 일본 방어라는 미국의 약속은 철통같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역시 “1,500㎞를 항행(비행)하는 미사일 발사가 사실이라면 일본을 둘러싼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한미일 안보 당국은 현재 북한이 발사한 순항미사일을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신화통신과 환구시보·중국신문망 등은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를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사실 위주로 전했다. 다만 군사 평론가 쑹중핑은 이날 홍콩 봉황TV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미국의 협상이 순조롭지 않은 데다 미국·일본·한국 3개국이 끊임없이 한반도에서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어 북한은 반드시 선진 무기 장비를 발전시켜 국가의 안보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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