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자국 투자자들이 홍콩 시장에서 채권을 사고팔 수 있는 ‘난샹퉁(南向通·southbound trading)’을 허용했다. 앞선 리차이퉁의 교차 매매를 포함해 홍콩 금융시장을 중국에 연결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주식에 이어 리차이와 채권의 교차 거래가 허용되면서 중국과 홍콩의 금융 거래 시스템은 완성된 모양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금융관리국은 오는 24일부터 중국과 홍콩 간 채권시장을 연계하는 ‘자이취안퉁(債券通)’을 확대해 중국 투자자가 홍콩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는 난샹퉁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자이취안퉁은 홍콩의 주권 반환 20주년에 맞춰 지난 2017년 7월 개통됐으나 홍콩과 외국인투자가들이 홍콩을 통해 중국 채권에 투자하는 ‘베이샹퉁(北向通·northbound trading)’만 허용됐다.
올해 1~8월 베이샹퉁의 하루 평균 거래액은 265억 위안(약 5조 원)이다. 베이샹퉁에 참여하는 해외 기관투자가는 4년 전 150명에서 현재 2,733명으로 늘어났다. 금융 규제가 강한 중국으로서는 나름대로 안전판을 마련한 셈이다. SCMP는 “베이샹퉁의 성공으로 난샹퉁의 길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난샹퉁 거래에는 중국 기관투자가만 참여할 수 있다. 베이샹퉁에는 외국인투자가들의 투자 한도가 없는 반면 난샹퉁의 하루 거래 상한은 200억 위안, 연간 거래 상한은 5,000억 위안으로 각각 설정됐다. 난샹퉁 거래는 일단 홍콩달러 채권과 중국 밖에서 팔린 위안화 채권을 일컫는 딤섬본드를 대상으로 하며 향후 다른 통화 채권으로 확대될 방침이라고 HKMA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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