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선도 기업 명단에 중국이 89곳을 올린 반면 한국은 6곳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 선도 기업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제조업에 편중돼 있고 성장성도 떨어지는 등 국가 간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전 세계 기업의 재무 데이터를 보유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캐피털 IQ’를 토대로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 상위 500대 기업을 조사한 ‘글로벌 선도 기업 현황과 경쟁력’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중국이 89개로 가장 많은 글로벌 선도 기업을 보유했고 미국(79개), 일본·프랑스(17개), 독일(15개), 영국(10개)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6개로 7위에 머물렀으며 네덜란드와 스위스가 5개로 공동 8위를 기록했다.
한경연은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 수가 적을 뿐 아니라 성장성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최근 3년(2018~2020년)간 한국의 글로벌 선도 기업 연평균 매출액 증가율은 -0.4%로 주요 7개국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반면 미국과 중국은 8.5%, 일본 4.7%, 영국 2.2%로 상위권 국가는 모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영국 16.8%, 중국 12.9%, 프랑스 11.6%, 한국 11.1%, 독일 9.1%였다.
특히 국내 선도 기업(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자동차·LG전자·포스코·한국전력)은 대부분 제조업으로, 고용 유발 효과와 부가가치가 큰 서비스 기업은 전무했다. 반면 일본과 미국은 선도 기업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각각 52.9%, 50.6%로 절반을 넘었다.
한경연은 한국이 더 많은 글로벌 선도 기업을 배출하기 위해 대기업 차별 규제를 해소하고 세제 지원을 늘리는 한편 서비스업에 대한 과도한 진입 장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선도 기업 수가 한 단계 높은 영국 수준으로 확대(6개→10개)될 경우 직간접 일자리 12만 4,000개가 창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기업의 신규 고용 여력이 줄어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며 “글로벌 선도 기업 확대를 통해 고용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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