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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표 뽑았는데, 새치기 당해"…토스뱅크는 '인싸'뱅크?

가계대출 규제에 사전신청자 순번대로 가입 허용

지인에 공유할수록 대기순번 앞당겨지는 시스템

"친구 없으면 순번 밀려", "은행이 다단계냐" 불만


파격적인 금리를 앞세워 5일 출범한 토스뱅크에 고객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100만 명이 넘는 사전 신청자를 포함해 오픈 당일까지 무려 120만 명이 토스뱅크에 가입 의사를 밝혔으나 첫 날 가입 문턱을 넘은 인원이 5,000명을 조금 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정부가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에 타 금융권에서 대출이 막힌 실수요자들의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토스뱅크가 꺼내든 순차적 가입 방식이 오히려 고객들의 항의만 유발하고 ‘오픈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6일 토스뱅크에 따르면 오전 8시 30분 현재 6,329명으로 집계됐다. 토스뱅크는 전날 출범 간담회에서 오픈 당일에는 1만 명 수준으로 가입이 가능하게 하고 이어서 이달 중으로 사전 신청자 100만 명의 가입 절차를 마무리 하겠다고 강조했다. 가입자 숫자는 10시55분 현재 보이지 않게 가려진 상태다.

이는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출범 당일 가입자에 제한을 두지 않았던 것과 차별화된다.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는 첫 날 2만 명이 넘는 고객을 모았고, 이어서 출범한 카카오뱅크(323410)는 가입자가 폭주해 하루 만에 24만 명 이상을 확보했다. 출범과 동시에 이들 은행은 속칭 ‘오픈빨(오픈 초기에 고객이 몰리는 현상)’을 제대로 받았으나 토스뱅크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차례가 되지 않아 토스뱅크 계좌 개설이 불가능하다고 알리는 공지. /사진=토스뱅크 화면캡쳐




현재 사전 신청자가 토스 앱에서 토스뱅크 통장 만들기를 선택하면 ‘대기번호 순서대로 토스뱅크를 쓸 수 있어요. 조금만 기다려주세요’라는 글만 확인할 수 있다. 자신이 언제 가입 가능한 지 알 수 없다.

문제는 사전 신청자들의 대기 순번이 계속해서 변하면서 나타나고 있다. 토스뱅크는 사전 신청자가 지인들에게 토스뱅크의 오픈을 공유할수록 대기 순번을 앞으로 올려주고 있다. 주변에 많이 알릴수록 먼저 계좌 개설이 가능하고 대출도 받을 수 있게 하는 바이럴 마케팅을 하는 중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뽑뿌’에 대기번호가 뒤로 밀리는 불만을 제기한 게시글. /사진=뽐뿌 화면캡쳐


이를 두고 온라인 상에는 역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뽐뿌’에는 ‘토스뱅크 새치기 짜증나네요’라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오늘 새벽까지만 해도 대기번호 10만 초반이었는데 지금 19만대”라며 “조금 있으면 20만대로 늘 거 같다”고 지적했다. 이 작성자는 “나는 분명 번호표를 뽑았는데, 이건 새치기 맞잖아요”라며 “토스는 어쩜 이렇게 당당하게 새치기를 시스템화 시킨걸까요"라고 반문했다. 네이버의 뉴스 댓글 중에도 “은행이 다단계도 아니고 친구 초대해서 가입해야 순번이 빨라지는 것이 말이 되나요?", “친구 초대로 새치기 당하는 중”이라는 불만들이 쇄도하고 있다.

토스뱅크 사전신청자는 당초 대기순번을 확인 가능했으나 현재는 불가능해졌다. /사진=토스뱅크 화면캡쳐


토스뱅크는 당초 자신의 대기 순번을 확인하고 친구 초대하기를 통해 순번을 앞당길 수 있게 했으나 현재는 대기 순번 자체도 확인할 수 없게 변경했다. 맛집 앞에 줄을 서있지만 언제 먹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토스뱅크로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출범 시기가 좋지 않았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압박하고 있다. 한도를 축소하고 금리를 올리는 것도 모자라 일부 상품의 대출을 중단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상황이다. 토스뱅크는 이처럼 엄혹한 대출 규제 분위기에 최대 2억7,000만 원의 신용대출과 최대 1억5,000만 원의 마이너스통장 상품을 내놨다. 출범 전부터 금융권에서는 풍선효과로 인해 토스뱅크로 급격하게 대출 수요가 쏠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스뱅크도 이 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순차적 가입을 통해 대출 추이 등을 지켜보기로 했다. 토스뱅크 측은 "가입자 상황을 보면서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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