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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구동토층 해빙에 석유 생산 위기 온다

기후변화로 평균 기온 급상승

석유·가스 기반시설 밀집지역

지반 균열로 생산·운송에 차질

2050년까지 81조원 손실 전망

세계 2·3위 가스·원유 생산국

유럽·亞로 '에너지대란' 확산





“사막화와 토양 침식, 영구동토 해빙 같은 위협을 매일 느끼고 있습니다.”

5일(현지 시간)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부 관계자와의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특히 “기후위기의 영향에 노출된 지역이 전체 영토의 약 60%에 달한다”며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 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구동토층은 여름에도 녹지 않고 2년 이상 토양 온도가 0도 이하로 유지되는 땅이다. 러시아 전체 영토의 약 65%가 영구동토층으로 분류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따뜻해지자 영구동토층의 땅속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다.

러시아에서 영구동토층이 녹는 현상은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하실에 음식을 보관했던 사람들이 냉장고를 사고 얼음이 녹아 농지로 사용되던 땅이 습지로 변할 정도다.

특히 영구동토층의 해빙은 러시아 석유·가스 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 대기업 가스프롬은 전체 가스 생산의 약 90%가 영구 동토층으로 덮인 지역에서 이뤄진다. 이 지역에 석유·가스 관련 인프라가 집중돼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불안정해져 송유관·공장 등 주요 시설에 뒤틀림 및 균열이 생기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5월에는 북부 노릴스크에서 유류 저장고 파열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 사고로 디젤 2만 톤이 유출됐고 푸틴 대통령은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며 영구동토층의 변화를 상시 감시하는 체계를 도입했다.



특히 러시아의 석유·가스 인프라뿐 아니라 이 지역에 있는 도로·철도까지 손상되면 석유·가스 운송에도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기후변화가 계속 진행 중이라 뾰족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지난 1976년 이후 러시아의 평균기온은 10년에 0.5도씩 올랐다. 러시아 학계는 따뜻한 날씨가 계속돼 현재와 같은 속도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러시아 전역의 기반시설 중 5분의 1 이상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오는 2050년까지 경제적 손실도 680억 달러(약 81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러시아 정부는 추정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기준 세계 3위의 원유 생산국이다. 천연가스 생산량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이는 러시아에서 발생한 생산 차질이 유럽연합(EU)과 아시아의 ‘에너지 대란’으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미 에너지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각국이 공급이 불안정한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천연가스 수입을 늘리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런 위기가 종합적으로 발생할 경우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손상시킬 만큼 큰 피해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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