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적령기라는 말이 있다. 결혼하기에 알맞은 시기라는 뜻으로, 누가 정해 놓은 지도 모를 그 시기가 다가오면 괜히 조급해지기도 하고, 어쩌다 시기를 놓치기라도 하면 마치 낙오자가 된 것 같은 박탈감에 우울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졸업 후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일련의 과정이 공식처럼 여겨지던 때는 지났다. 혼자 사는 삶도,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하는 삶도, 그리고 친한 친구 또는 애완동물과 사는 삶도 마땅히 존중받아야하는 삶이다.
각자 혼자의 삶을 잘 살아가던 두 여성이 한집에 함께 살기로 결심한 후 살림을 합치고 서로 적응해나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 2030 여성들의 사랑을 받았던 책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가 서사음 에디션으로 새롭게 출간됐다.
결혼하지 않고도, 그렇다고 혼자 고립되지 않고도 다양한 공동체로 존재할 수 있음을 각인시킨 김하나, 황선우 저자의 이야기는 2019년 출간 당시 새로운 조립식 가족의 탄생으로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서사음 에디션에서 ‘서사음’은 서울 사이버 음악대의 약자로, 김하나 저자가 우쿨렐레, 황선우 저자가 리코더를 맡고 있는 음악 듀엣이다. 주로 두 사람의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채널에서 온라인 연주회를 여는데 이에 착안하여 서사음 에디션으로 출시되었다.
이 책에는 완벽한 싱글라이프를 즐기던 두 여자가 각자 키우던 고양이들까지 한 집에서 함께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에서 겪은 ‘웃픈’ 에피소드, 피할 수 없는 골치 아픈 문제와 해결방법 등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물론 이들의 삶도 정답은 아니다. 가족을 구성하는 것에 한 가지 방법만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에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따로 또 같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구체적인 희망을 제시할 뿐이다.
더불어 조금 더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에 다양성이 더해져 남들과 다른 삶의 방식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함께 고쳐나가는 사회가 되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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