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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인플레·양극화·부채 돌멩이가 신발 속에 있다”는 경고


물가와 집값 등이 연일 치솟으면서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팍팍해지고 있다. 3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에 달해 2012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걀·라면 등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 가격이 치솟았고 석유류도 20% 넘게 급등했다. 설상가상으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1억 9,978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집값 폭등은 언제 터질지 모를 가계 빚 폭탄을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은행이 8월에 이어 연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상황은 악화할 게 뻔하다. 글로벌 공급망 쇼크와 에너지 위기가 촉발한 인플레이션의 파고가 금융시장은 물론 실물경제까지 덮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상승)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이 같은 글로벌 경제 위기 조짐을 빗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인플레이션·양극화·부채라는 세 개의 돌멩이가 우리 신발 속에 들어가 있다”고 경고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는 선심성 현금 살포에 여념이 없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5차 정부 재난지원금 외에 시민 전체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겠다고 했다. 경기와 충남·강원 등에서 정부의 재난지원금을 받지 못한 주민들에게 지원금을 지급한 사례는 있지만 광역자치단체가 전체 주민에게 별도의 지원금을 주는 것은 전북에 이어 인천이 두 번째다. 나라 곳간이 거덜나든 말든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돈 잔치를 벌이려는 것이다.

이런데도 정부는 말로만 위기를 외칠 뿐 정책 전환 등 근본 처방을 내놓지 못하고 역주행만 하고 있다. ‘신발 속 돌멩이’를 빼낼 생각을 하지 않고 임기응변으로 발의 통증을 잠시 잊게 하는 처방만 내놓으려 한다. 인플레이션을 외려 증폭시키는 현금 살포 포퓰리즘을 멈추고 경제 체력을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을 높이기 위한 대수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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