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그룹의 부실화로 촉발된 중국 부동산 시장 위기가 국내로 전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민간 연구기관 전망이 나왔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15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이와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동산 수급 동향을 고려했을 때 국내에서 부동산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 위기가 발생한 중국은 미분양 주택 물량이 올해 기준 약 3,000만 가구로, 한국의 1만 9,000가구 대비 1,500배 가량 많다. 인구 차이를 고려해 한국 인구 수준에 맞게 환산한 물량도 107만여 가구에 달한다. 시행사와 시공사 등 건설사 위기로 연동될 수 있는 미분양 물량 차이가 커 한국 부동산 시장은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이 주산연의 진단이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공급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만큼 추후 가격 하락 가능성은 작다는 분석도 있다. 주산연 추산에 따르면 서울 주택 수요 물량은 올해 9만 1,376가구, 내년 8만 4,862가구, 내후년 8만 5,393가구 등이다. 반면 공급 예정 물량은 매년 7만여 가구로, 수요량에 비해 약 2만 가구 적다. 현재에도 한국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등 각종 조사기관 통계에서 주택 수요량이 공급량에 비해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와 같은 추세가 이어져 가격 상승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경기 순환에 따라 국내 부동산 시장이 하락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위기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왔다. 국내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 등으로 인해 분양 가격이 주변 시세에 비해 20~30%가량 낮다. 설령 주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수분양자가 분양 주택 계약을 취소하거나 미입주 할 가능성이 낮아, 건설사 입장에서 사업 불확실성이 작다. 주택담보대출 또한 정부 규제에 따라 낮게 유지되고 있고, 장기 고정금리 비중이 높아 위기 전이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주산연은 “우리나라는 전반적인 거시경제 상황과 부동산 시장의 수급 상황, 부동산 금융 관리, 부동산 개발 사업 구조 등의 측면에서 중국과는 상황이 많이 다르디"며 "헝다 사태의 확산이 계기가 되어 중국 경제가 전반적인 침체 국면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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