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여러 차례 불법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 측이 재판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을 제외한 자신의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는 19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양 위원장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양 위원장 측 변호인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를 제외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변호인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도 사실관계를 다투는 취지가 아닌 적용 법령의 위헌성과 지방자치단체 고시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법률적으로 다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양 위원장은 이날 정식 재판 출석 의무에 따라 코로나19 방호복을 입은 채로 법정에 출석했다.
양 위원장 측은 감염병예방법의 위헌성을 설명하기 위해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교수가 집회시위의 자유가 폭넓게 보장돼야한다는 취지의 발표를 한 이력이 있어 양형에 참고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사건과 직접 관련 없는 증인이라며 받아들이지 않는 대신, 이 교수의 의견을 서면으로 제출할 것을 변호인 측에 주문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일 공판을 열어 감염병예방법의 위헌성에 대한 변호인의 구체적인 의견을 확인하기로 했다.
양 위원장은 올해 5∼7월 서울 도심에서 여러 차례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민주노총이 방역지침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양 위원장에게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도 적용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는 20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3곳에서 전 조합원 110만명의 참여를 목표로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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