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에 데뷔한 더블유게임즈(192080)가 투자 수요 확보에 실패했다. 시장의 냉랭한 투자 심리를 확인하면서 추후 자금 조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블유게임즈는 전날 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70억 원 어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2년물에 20억 원, 3년물에 50억 원이 각각 들어왔다.
더블유게임즈는 지난 2012년 4월 설립된 게임 개발·서비스 기업이다. 주력 게임인 '더블유 카지노'를 중심으로 소셜 카지노 시장에서 업계 4위에 올라 있다. 그간 순현금 흐름 기조를 유지했지만 2017년 더블다운인터액티브를 인수하면서 재무지표가 크게 악화됐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던 메자닌을 자본으로 전환하면서 2020년 무차입 경영 기조를 회복했다. 올해 반기 기준 회사의 순차입금은 -2,230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9.3%다.
당초 더블유게임즈는 이번 회사채 수요예측이 흥행할 시 최대 1,000억 원의 현금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더블유카지노' 등 기존 게임과 언데드 월드:히어로 서바이벌, 프로젝트G, 프로젝트N 등 신규게임 런칭과 마케팅, 개발 비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특히 시장 지위를 지키고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인 인수합병(M&A)이 필요한 만큼 자금 소요는 앞으로도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처음 발행하는 회사채가 대규모 미매각이 나면서 추후 자금 조달도 불투명해졌다. 주관사가 미매각된 회사채를 전액 인수하게 돼 유통시장에서 회사채 가격 하락이 불가피해진 탓이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 회사채의 금리를 바탕으로 이후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 금리와 가격이 정해진다"며 "미매각이 발생할 경우 투자자들의 손실이 불가피해 시장에서 선호하지 않는 물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내달 기준 금리 인상을 사실상 예고해 최근 회사채 시장은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다. 이달 초 수요예측을 진행한 풀무원식품은 500억 원 모집에 투자 수요가 180억 원에 불과했고, 코리아세븐도 지난달 500억 원 중 400억 원 어치의 회사채가 미매각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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