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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활자 무더기 쏟아진 '피맛골 유물' 전시로 만난다

국립고궁박물관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

공평구역 정비사업 위한 정밀 발굴조사

15세기 한글 표기법 금속활자 실물 확인

주야작동 소형시계 '일성정시의' 최초발견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79번지의 공평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위한 정밀 발굴조사에서 무더기로 출토된 조선 전기 금속활자가 3일부터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전시된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서울시 공평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위해 정밀 발굴 조사가 진행 중인 종로구 피맛골 뒤편의 인사동 79번지에서 지난 6월 조선 전기 금속활자 1,600여 점이 항아리에 담긴 채 발견됐다. 이 뿐만 아니라 세종 때 제작된 천문시계와 총통류 8점, 동종 1점까지 발굴단마저도 믿기지 않을 정도의 무더기 출토가 세간을 놀라게 했다.

문화재 조사기관인 수도문물연구원이 서울 인사동에서 발굴한 유물 1,755점 모두를 공개 전시한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3일 개막하는 ‘인사동 출토유물 공개전’이다.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79번지의 공평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위한 정밀 발굴조사에서 무더기로 출토된 조선 전기 금속활자에서는 현대어에서 사라진 15세기 훈민정음 표기에 등장하는 글자들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인사동 금속활자’가 중요한 이유는 훈민정음 창제 시기인 15세기에 일시적, 한정적으로 사용되던 동국정운식 표기법을 쓴 금속활자가 실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보통 특정한 활자가 개별적으로 발견되는 것과 달리 한글 금속활자를 구성하던 다양한 활자가 모두 출토된 것은 유례없는 일이었다. 발굴 당시 화제를 모은 금속활자들을 한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종 때인 1434년 경연에 있던‘효순사실(孝順事實)’ 등 서책의 글자를 기본으로 만든 20여 만자의 금속활자인 ‘갑인자’ 48점, 강희안의 글씨를 본 떠 만든 1455년의 ‘을해자’ 42점과 정난종의 글씨를 본 삼아 주조한 1465년의 ‘을유자’ 214점이 공개됐다. 1,300여 점의 활자 중에서도 특히 이들 304점이 중요한 이유는 주조 시기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인자는 국립고궁박물관 소장품 ‘근사록’(1435), 을해자는 서울역사박물관 소장의 ‘능엄경’(1461), 을유자는 호림박물관의 ‘원각경’(1465)에 찍힌 글자로도 확인됐기에 함께 전시됐다. 이들 책자가 모두 보물로 지정돼 있는 만큼, 발굴된 ‘인사동 금속활자’도 국보·보물로의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세종의 명으로 낮에는 태양, 밤에는 별을 이용해 주야로 확인가능하면서도 크기를 작게해 제작된 '일성정시의'의 실물이 처음으로 서울 종로구 공평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을 위해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출토됐다. /사진제공=문화재청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유물은 1437년에 세종의 명으로 제작된 ‘일성정시의’다. 낮에는 해 그림자로, 밤에는 별을 관측하여 시간을 측정하던 주야겸용 시계로, 중국에서 전래된 혼천의와 간의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크기면에서 소형화를 이뤄낸 시계다. 기록으로만 확인되던 ‘일성정시의’가 실물로 출토되기는 처음이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일성정시의의 사용 방법을 비교하며 알 수 있게 소장품인 해시계 ‘소일영(小日影)’을 나란히 배치해 선보인다. 인사동 발굴에서 나온 무기류 총통 8점도 볼 수 있다. 제작 연대가 확실한 1점의 승자총통(1583년)과 7점의 소승자총통(1588년)이다. 여기에는 제작한 장인의 이름, 제작 연도, 총통의 무게와 화약량 등이 기록돼 있다. 제작 연도(1535년)가 적힌 동종(銅鐘) 파편, 정륭원보·조선통보 등 금속화폐도 선보였다. 전시는 12월3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발굴조사에서 금속활자, 천문 시계 등과 함께 출토된 승자총통. 제작시기와 제작 장인, 화약량 등이 새겨져 있다. /사진제공=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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