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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V4, 대전환 시대의 연대와 협력 동반자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인적 자원·문화·과학기술 등 우수

동서 유럽 연결 지리적 이점도 갖춰

전자·車 등 국내기업 600여곳 진출

누적 투자액도 100억 달러 넘어서

미래에너지 등 파트너십 다변화를





지난 1991년 2월 헝가리 북부의 작은 도시 비셰그라드에 중부유럽 정상들이 모였다. 변화하는 상황에서 연대와 협력에 뜻을 모으기 위해서였다. 당시의 탈공산주의 확산 분위기 속에서 중부유럽 공동의 번영과 안정을 이루기 위해 그들은 민주주의·인권·자유시장경제 등 기본 가치 확립과 유럽 정치·안보·경제체제(EU·NATO) 참여를 목표로 긴밀히 협력하기로 다짐했다. 현재의 헝가리·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를 아우르는 비셰그라드그룹(V4)의 역사적인 시작이다.

V4에 대해 생소한 분들이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헝가리·체코·폴란드·슬로바키아 4개국은 우수한 인적 자원, 높은 문화·과학기술 수준, 동서 유럽을 연결하는 지리적 이점이라는 공통의 강점들을 토대로 지난 30년간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성장을 이뤄왔다. 특히 2004년 유럽연합(EU)에 공동 가입한 후 유럽의 생산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며 유럽 전 지역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와 V4 간 경제적 관계는 깊으면서도 오래됐다. V4는 유럽 내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하고 가장 많이 투자한 곳이다. 1989년 헝가리의 작은 도시 야스페니서루에 우리 기업의 TV 생산 공장이 처음 문을 연 뒤 현재까지 전자·자동차·화학·금속 등 다양한 업종에 걸쳐 600개가 넘는 기업들이 V4에 진출해 있고 누적 투자액도 100억 달러가 넘는다. 교역도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19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교역은 역대 최대인 168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는 더 큰 성장이 기대된다.



V4와의 협력 잠재력은 아직 무궁무진하다. 우리나라와 V4 모두 기후변화, 감염병 확산, 공급망 위기 등의 전 지구적 도전 과제들을 경험하며 연대와 협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또 오는 2050년 탄소 중립, 산업 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적인 목표도 같다. 이러한 맥락에서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의 헝가리 국빈 방문은 한국과 V4 간 유대감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양측이 함께 협력해나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양측은 탄소 중립 실현에 기여하고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선점하기 위해 전기자동차 배터리 협력을 더욱 고도화할 것이다. 우리의 주요 배터리 기업들은 모두 이미 V4에 대규모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발판 삼아 유럽 시장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다.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신산업 협력도 강화한다. 노벨상 수상자를 총 21명이나 배출한 V4의 기초과학 역량이 우리의 응용과학기술과 만나 변화를 선도해나갈 것이다. 특히 미래 에너지원이자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수소와 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높아진 바이오헬스 산업은 대표적인 협력 유망 분야다. 마지막으로 인프라 협력이다. 폴란드 화학 플랜트 건설 및 트램 교체 사업 등 다양한 인프라 협력 경험을 기반으로 항공·도로·운송 등의 분야로 협력을 다변화해나갈 것이다.

올해는 V4가 창설된 지 30년이 되는 해다. 우리가 V4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한 지도 30여 년이 지났다. 지난 30여 년간 양측의 협력 경험이 더욱 중요해질 미래 30년을 함께 헤쳐나갈 원동력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지난주 한국과 V4 정상 간의 연대와 협력을 위한 다짐을 토대로 탄소 중립, 디지털 전환 등 인류 문명이 근본적으로 바뀔 대전환의 시대를 우리와 V4가 함께 이끌어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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