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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모멘텀·거래 실종…코스피 "반등 재료도 없다"

코스피 1% 하락 또 2,900선 위태

외인 비중 27%…12년 만에 최저

日 거래도 9兆, 개인 비중 60% 깨져

실적 피크아웃 속 반등 재료도 없어

메타버스·코인·NFT 관련주만 요동





코스피의 맥박이 눈에 띄게 느려지고 있다. 지수의 핏줄 역할을 해온 외국인의 이탈이 가속하는 가운데 반등을 노릴 만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 이어진 탓이다. 지루한 횡보장이 펼쳐지면서 개미들의 투자 심리도 얼어붙었다. 호재가 메마른 국내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대체불가능토큰(NFT)·메타버스 등 가상세계 키워드에 매달리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는 불확실성의 안개가 걷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며 거시 경제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10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2.29포인트(1.09%) 하락한 2,930.17을 기록하며 또다시 2,900선 붕괴 직전에 놓였다. 이날 발표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년 동기 대비 사상 최대치인 13.5%나 뛰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점이 시장을 짓눌렀다. 외국인은 208억 원을 순매도해 4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코스닥도 전일보다 20.93포인트(-2.07%) 떨어진 987.75를 기록했다.

국내 증시가 맥을 못 추는 것은 떠난 외국인 자금이 좀처럼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을 3조 3,350억 원 순매도했다. 지난 9월 ‘반짝’ 순매수를 보였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순매도로 돌아섰다. 이로써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금액은 총 30조 9,699억 원으로 지난해 24조 2,674억 원을 넘어섰다. 전체 시가총액 내 점유율은 같은 기간 0.3%포인트 하락한 27.8%로 떨어졌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7%대로 내려온 것은 2009년 6월(27.4%) 이후 처음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의 주요인은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된다는 점”이라며 “환율 상승에 수출 증가세가 꺾일수록 관련 기업의 실적 또한 부정적일 수밖에 없고 이는 투자 심리 냉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가 반등을 노릴 만한 동력이 딱히 있는 것도 아니다. 글로벌 변수에 대한 내성이 약한 것이 약점으로 지목된다. 공급망 병목현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같은 외풍에 더욱 쉽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과 미국 모두 피크 아웃(실적 고점) 우려와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동시에 겪고 있지만, 공급망 차질 문제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기민감주나 정보기술(IT), 자동차 업종 비중이 국내 증시가 높아 글로벌 악재에 좀 더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코스피가 6거래일째 2,900선에서 ‘게걸음’을 하면서 동학개미의 화력도 약화되고 있다. 이날도 코스피 거래액이 9조 5,120억 원대에 그치는 등 최근 들어 10조 원대를 밑도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코스피 시장에서 전체 거래 대금 중 개인 거래 대금의 비율은 58.1%로 지난해 3월(53.1%) 이후 처음으로 60% 밑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개미들은 최근 급등한 ‘C·N·M(코인·NFT·메타버스)’으로 요약되는 키워드에 기대고 있다. 가상세계(메타버스)에서 암호화폐(코인)와 NFT로 거래하며 수익을 창출하는 모델을 제시한 게임빌과 컴투스는 이날 각각 25%, 12%씩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연말까지 차가운 얼음 바다를 지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내다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계속 강세로 가면 코스피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며 “당분간 현 수준에서 가격 공방이 벌어질 수 있는 만큼 추가 하락 때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 수혜주 위주로 매수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반등의 실마리가 중국에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연구원은 “한국의 교역조건, 무역수지 문제가 해소되면 코스피가 반등하겠지만 가능성은 낮다”며 “중국이 규제 및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변경한다면 코스피에도 볕 들 날은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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