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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부동자금 1,544조 또 사상 최대

1년 사이 무려 208조 급증

증시 거래대금도 4개월째 감소..지난해 5월 이후 최저

투자심리 위축 요인 많아 투자자 대체투자로 눈 돌려

소비·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돈맥경화’가 장기화 가능성


시중 자금이 갈 곳을 잃고 멈춰 선 ‘부동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미국의 통화 긴축 움직임과 인플레이션 우려,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 대외 변수를 비롯해 변동성 확대로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고 부동산과 관련한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거래 급감까지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탓이다.





12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단기 부동 자금 잔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1,544조 9,982억 원에 달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 대비 1년 사이 208조 17억 원이 급증한 것이다. 현금과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요구불예금, 수시 입출금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단기 금융 상품을 합친 결과다.

당장 이달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리스크 등이 있는 만큼 대기성 자금에 돈을 묻어두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특히 과열했던 자산 시장의 힘이 빠지지면서 투자자들이 단기 금융 상품에 자금을 넣고 시장을 관망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은 관계자는 “일본의 1990년대와 같은 장기화되는 부동화 현상까지는 아니라 우려할 정도는 아니지만 상당 기간 늘어난 유동성이 특정 자산에 정착하지 못하고 불안정하게 움직이는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일평균 거래 대금도 최근에는 10조 원 안팎까지 떨어지며 올 6월 이후 4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코스피가 강세를 보였던 연초 26조 4,778억 원에 달했던 개인 일평균 거래 대금과 비교해 증시 안팎으로 돈이 돌지 못하고 멈춰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시사하고 한국은행도 선제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릴 방침이라 이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은 상당 기간 지속돼 덩달아 자금의 부동화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채권형 펀드에서도 돈을 빼는 양상이다. 국내 채권형 공모 펀드 설정액은 올 6월14일 36조 3,000억 원으로 연고점을 찍었다. 이후 최근 32조 원대로 큰폭으로 줄었다. 금리 상승 압력이 채권시장에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종목 선택이 어려워지는 투자 심리 위축 요인이 많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대체 투자로 눈을 돌리는 것 같다”고 했다. 이런 탓에 직접투자보다 간접투자로 선회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는 1조 2,536억 원이 유입했다. 월간 기준으로 4개월 연속 순유입으로 2018년 10월∼2019년 1월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인플레이션 등 대외 변수 확대에 국내는 부동산, 대출 규제, 금리 인상 등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점이다.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말 단기 부동 자금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고 결국에는 소비·투자로 연결되지 않는 ‘돈맥경화’가 장기화할 수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대외 변수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부동산과 금융 규제를 위한 긴축 스탠스를 강화한다면 국내 경제와 주식시장은 긴축 리스크에 의해 투자 심리 위축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와 투자가 연결되지 않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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