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실세’로 꼽히는 총괄선대본부장 자리를 두지 않기로 했다. “허수아비 노릇 하지 않겠다"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영입을 위해 총괄선대위원장에 힘을 실어주는 조직 구성으로 풀이된다. 다만 윤 후보가 기존 경선 캠프를 확대하는 ‘통합형 선대위’ 구상을 거듭 밝히면서 김 전 위원장과 구체적 인선을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4일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총괄선대본부장을 안 두는 쪽으로 구상하고 있다”며 “분야별 총괄본부장만 두는 식”이라고 말했다. 총괄선대위원장 아래에서 실무를 총괄하는 총괄선대본부장을 두지 않고 정책·조직·직능 등 4~5개 분야별 총괄본부장을 두는 방안이다. 이런 조직에선 총괄선대위원장이 실질적인 권한을 갖게 될 전망이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총괄선대위원장이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차원”이라며 “직접적인 역할을 하며 적극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 전 위원장은 지난 12일 라디오(CBS)에 출연해 “허수아비 노릇을 할 수는 없다”며 “일을 할 수 있는 소위 여건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물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도 김 전 위원장이 합류하면 권한을 보장할 것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이날 공개된 신동아 인터뷰에서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경륜을 배우고 모시려고 한다면 어떻게 (김 전 위원장이) 허수아비가 되겠는가”라며 “그분의 경륜과 의견을 존중해서 (캠프 운영을) 하게 될 텐데”라고 말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인적 쇄신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선대위원장 수락 여부를 두고 막판 진통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윤 후보는 기존 경선 캠프 인사들에 다른 후보 캠프, 진영 인사들을 더하는 통합형 선대위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젊은 피도 중요하고 김 전 위원장처럼 경륜 있는 원로의 생각이나 경험도 중요하다”며 필요한 사람들을 넓게 안고 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 전 위원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을 언급하며 윤 후보 측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데 “경선을 같이 치른 사람들은 전·현직 다선 의원들이고 필요한 역량이 이미 검증됐다”며 주요 인사의 재신임 의사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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