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글로벌 최고 '반도체 코리아'…美에 反하면 안심할 수 없어

韓 전세계 D램 점유율 70%지만

생산 장비는 美·유럽 등 외국산

1980년대 압도적 1위였던 일본

美 타격에 무너져 반면교사 삼아야





한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반도체 강국’이다. 글로벌 D램 시장점유율은 올 2분기 기준 삼성전자가 43.6%, SK하이닉스가 27.9%로 한국의 시장점유율만 70% 이상이다. 올 2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 또한 삼성전자(34%)와 SK하이닉스(12.3%)를 합치면 절반가량이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시장점유율은 17.3%로 업계 2위다.

다만 한국 반도체 기업의 주요 생산 장비는 모두 미국·일본·네덜란드 등 외국산이다. 실제 글로벌 반도체 생산 장비 1위 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와 3위 업체인 램리서치는 미국 기업이며 ASML(네덜란드)과 도쿄일렉트론(일본) 등은 미국 우방국 소속이다. 반도체 자급률 제고를 목표로 한 ‘중국 제조 2025’가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제한에 순식간에 무너졌듯이 한국의 반도체 산업 또한 미국의 ‘정밀 타격’에 무너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국이 ‘반도체 경쟁력’만 믿지 말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 움직임에 한시바삐 대응해야 하는 이유다.





1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시장 주도권은 최근 30년 사이에 일본에서 한국으로 바뀌었다. 후발국에 불과했던 한국이 일본을 제치고 반도체 강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의 반도체 독식을 견제한 미국의 ‘팔 비틀기’가 자리하고 있다. 우선 미국은 지난 1985년 ‘플라자 합의’를 통해 엔화 가치를 급등시키며 일본 반도체 업체의 수출 경쟁력을 떨어트렸다. 이듬해에는 일본산 반도체 관세 부과를 골자로 한 ‘미일 반도체 협정’을 맺었으며 이후에는 일본산 제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거나 일본 시장에서 외국산 반도체 점유율 20% 이상 유지를 강제하는 방식으로 일본 반도체 산업의 숨통을 조인다. 이를 통해 반도체 매출 순위 기준으로 1989년까지만 해도 NEC·도시바·히타치 등 일본 업체가 나란히 1·2·3위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이들 모두 존재감이 미약하다. 반면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은 ‘초격차’ 전략 및 글로벌 반도체 재편 흐름에 재빨리 올라탄 덕분에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수십년째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을 노리는 미국이 언제든 한국의 팔을 비틀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국가 안보에 위협된다고 판단될 경우 긴급 수입제한 및 고율의 관세 부과가 가능하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활용해 타국의 주요 산업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이 최근 연방통신위원회(FCC)가 화웨이 등 중국 통신장비 업체의 허가를 제한하는 ‘보안장비법’을 내놓는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신규 법안을 통한 옥죄기도 가능하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일본 반도체 산업을 붕괴시킬 당시에는 우방인 한국과 대만이 그 바통을 이어받으면 됐지만 한국이 무너지면 중국이 그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반도체 산업 옥죄기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며 “다만 일본이 최근 TSMC의 공장의 자국 내 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서는 등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다시금 이뤄지는 상황에서 이 같은 관측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구도가 형성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