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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급등 서울 집값, 구축·서민아파트가 더 올랐다

강남집값 잡으려다 서울 전역 폭등

'준공 10년초과' 아파트 98.5%↑

'신축' 상승률 83.7%보다 높아

실수요 몰린 외곽이 더 가팔라

'고급·신축' 많이 오른 지방과 대조

서울 강북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집값이 폭등한 서울에서 신축보다는 구축, 고급 단지보다 서민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더욱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급 신축 아파트 위주로 가격이 오른 지방과는 다른 양상이다. 정부가 서울 강남 지역과 다주택자를 겨냥해 각종 규제를 펼쳤지만 전반적으로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내 집 마련 실수요가 몰린 지역이 더 오른 셈이다.

17일 부동산R114의 연식별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17년 5월부터 이달까지 서울에서는 현시점 기준 준공 10년을 초과한 아파트 가격이 98.5%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재건축 아파트를 제외한 이른바 ‘구축’ 아파트가 가장 많이 상승한 것이다. 다음으로 준공 6~10년 된 아파트가 87.2%의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신축으로 불리는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는 83.7% 올라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구축 아파트 상승률이 더 높은 현상은 전국 기준 추이와는 대조적이다. 전국 기준으로는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의 매매 변동률이 76.71%로 가장 높았다. 준공 10년 초





과(70.7%)나 6~10년 차 아파트(69.2%)와 비교할 때 6~7%포인트가량 더 높은 상승률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그동안 노원구 등 상대적으로 서울에서 노후 아파트가 많아 집값이 저렴하면서도 인프라가 잘 갖춰진 지역에 2030세대 수요가 늘었던 것과 같은 선상에 있는 것”이라며 “해당 지역과 세대를 고려하면 구매에 나섰던 이들은 다주택자보다 실수요자들이 움직인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격대별로도 고급 주택인 5분위(상위 20%) 아파트보다 서민 아파트에 해당하는 2분위(상위 60~80%) 또는 3분위(상위 40~60%)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더욱 가팔랐다. KB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017년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서울의 2분위 주택은 119.22%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어 3분위(113.05%), 4분위(108.04%), 1분위(98.11%) 순이었다. 가장 비싼 집인 5분위 아파트는 92.99% 올라 상승률로는 가장 낮았다. 이는 전국이나 6대 광역시에서 모두 5분위 아파트의 가격 상승 폭이 가장 높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기도만 하더라도 5분위 아파트는 같은 기간 94.05% 올랐으며 이어 4분위(91.10%), 3분위(84.13%), 2분위(72.74%), 1분위(49.13%) 순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전국적으로는 비싼 아파트일수록 더 많이 올랐지만 서울에서만 서민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더 가팔랐던 셈이다.

전문가들은 투기 세력이나 다주택자 등을 대상으로 한 수요 규제 정책보다는 실수요자에 대응하는 공급 확대를 주문하고 있다. 부동산 참여자를 개혁의 대상으로 보는 정치적 접근보다 정책 대상에게 필요한 주택을 공급하는 게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단기 공급부터 중장기 공급에 속도를 내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정책적 급선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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