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건강 팁] 위암 장기 생존자 증가…수술후 대사질환 관리 중요

안지영 삼성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건강검진 늘어 조기 진단·치료

로봇수술 등으로 회복도 빨라져

식단 관리 등 생활습관 바꾸고

고지혈증·당뇨 등 예방 힘써야

안지영 삼성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사진제공=삼성서울병원




5년 전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등으로 진단 받고 약물을 복용하며 관리 중이던 김 모씨(65·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조기 위암 진단을 받았다. 위 아래쪽 3분의 2와 위 주위 림프절을 절제하는 로봇수술을 받은 후 경과가 양호해 일주일 만에 퇴원했다. 김 씨는 수술 전 즐겨하던 술과 담배를 끊었다. 기름진 음식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단 대신 적당한 양의 육식과 채식을 소량씩 골고루 섭취하고 음식을 싱겁게 먹는 방향으로 식단을 바꾸었다. 특히 식후 소파에 누워 TV를 보던 습관을 버리고 식후 30분~1시간씩 산책을 하며 신체활동을 늘이려고 노력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은 체중이 급격히 줄면서 기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느꼈으나 3개월이 지나자 식사량이 수술 전의 약 70%까지 증가하고 체중이 더 이상 빠지지 않은 채 유지됐다. 혈압,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으로 떨어지면서 혈압과 고지혈증 치료제을 끊었고, 공복 혈당도 많이 감소해 당뇨병 치료제도 용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수술 후 몸이 한결 가벼워졌음을 느끼며 그동안 복용하던 약들도 끊거나 줄이면서 상쾌하고 건강한 삶을 살고 있다.

위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진단되는 암 중 하나다. 기대 수명이 증가하면서 가족, 친지, 지인들 중 누군가는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한 번쯤 접하게 된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사업이나 직장검진을 통해 위내시경을 광범위하게 시행 중이다. 대부분의 위암 환자들은 특별한 증상 없이도 검진을 통해 조기에 진단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위암의 완치를 위해서는 내시경이나 수술을 통해 병소를 완전히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내시경적 절제는 특정 조건을 만족시키는 조기 위암일 때 시행된다. 이외의 경우에는 수술적 절제가 표준 치료다. 수술적 치료는 위암이 발생된 부분을 포함해 위를 넓게 잘라내고, 위암 세포가 전이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는 주위의 림프절까지 한 번에 절제하는 것을 말한다. 위의 아래쪽 3분의 2를 절제하거나 위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가 제일 많은데, 최근에는 위의 절제 범위를 줄이고 기능을 보존해서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수술 방법이 시도되고 있다.



위암의 치료를 위한 수술적 접근방법은 개복수술과 복강경수술, 로봇수술 등으로 나눠진다. 개복수술은 상복부 명치 끝에서 배꼽까지 절개하는 방법이다. 복강경은 상복부에 0.5~1.2cm 가량의 절개를 여러 군데 넣어 가스로 복강을 부풀리고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넣어 수술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로봇을 수술 기구로 이용하는 경우 로봇 수술이라 부른다. 개복 수술은 주로 진행된 위암에서 시행된다. 비용이 낮으나 절개 길이가 길어 수술 후 통증이 심하고 회복이 느리다. 복강경이나 로봇수술은 흉터가 작고 출혈, 통증이 적어 회복이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지만 개복 수술에 비해 비싸다. 아직까지는 비교적 조기 위암에서 많이 시행되고 있다. 로봇수술은 3차원의 높은 해상도를 기반으로 좋은 수술 시야를 확보할 수 있고, 집도의의 손 움직임을 보정해 미세한 손 떨림을 막을 수 있다. 또한 집도의의 손목 관절 움직임을 그대로 구현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로봇 팔을 사용함으로써 복강경 수술에서 시행하기 어려운 움직임이나 접근이 좀 더 용이하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좀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나 기존 수술에 비해 고가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조기 위암 환자가 증가하고 위암의 치료 성적이 올라가면서 장기 생존자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암의 완전한 절제 만큼이나 수술 후 환자 관리도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위암 수술 후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 하는 부분은 식사량과 체중 감소다. 의사들 역시 이 부분에 집중해 환자들을 관리해 왔다. 하지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지방간 등 대사성 질환의 국내 유병률이 점차 증가하면서 이러한 질환들을 가진 위암 환자들의 비중도 늘어나고 있다. 위암 수술은 이러한 질병의 상태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는 위 절제 수술 후 발생하는 식사량 감소, 영양 흡수 저하, 체중 감소 등을 고려하면 예측할 수 있는 변화다. 하지만 대사성 질환을 가진 위암 환자들이 수술 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관리한다면 수술을 시행하기 전보다 더욱 쉽고 효율적으로 대사성 질환을 개선시킬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의료비 감소로도 연결될 수 있다.

최근 비만대사수술이 비만, 당뇨 등 대사성 질환과 심혈관 질환 개선에 괄목할 만한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들이 많이 발표된다. 위암 수술은 비만대사수술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당뇨를 동반한 위암 환자들에게 위암 치료와 당뇨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방법으로 선택하려는 연구들도 시도되고 있다. 이런 연구 결과들이 모여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한다면 환자의 삶의 질을 더욱 향상시키고 의료비 감소에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안지영 삼성서울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