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선 후보가 제안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방침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의 대선 후보가 공식 제안한 사안임에도 청와대와 당 일각에서는 “효과가 없다”며 거부 의사를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인 윤후덕 의원은 14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1년 전에 유예했을 때는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지금은 하향될 수 있다는 지표가 나온다"며 "변화되는 시점에 양도소득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하면 정책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도 적기인데 양도소득세 중과 다주택자의 양도소득세가 중과돼 시장에 내놓기가 진퇴양난인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윤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으로서 다주택자 양도세를 중과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그는 "가격이 꼭짓점이라는 시장 심리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고, 금리도 오를 거라 예측된다"며 1년 전과 정책 환경이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당내 이견에 대해서도 "다주택자의 중과세를 불로소득으로 환수하는 것으로 보는지, 유예를 정책으로 보는지 두 가지 시각이 있을 수 있다"며 "조세정책으로 보면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게 맞고, 부동산 정책으로 보면 주택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 목표로 보는 게 맞다"고 해명했다.
반명 다주택자 중과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공개 표출됐다. 양도세 중과 유예는 정책 효과가 없다는 점이 이미 입증됐다는 것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후보가 중도층을 공략하는 문제, 매물 잠김을 해소하는 방안으로서 이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 같다"며 "그런데 이미 지난해 7.10 대책 이후 양도세 중과 유예를 거의 1년 가까이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집값이 하락될 것 같으니 팔려고 했던 사람들도 이런(중과 유예) 문제가 논의되고 있으니까 오히려 물건을 거둬들일 수 있다"면서 "(중과 유예는) 그간 정부를 믿고 매도를 했던 분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윤호중 원내대표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안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작년 5월 말까지도 유예를 해줬었는데 효과가 없었다는 검토 의견이 있다"며 부정적 의사를 피력했다. 이어 "후보의 말을 근거로 해서 도입 여부를 검토 중이지만 방침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은 당정 협의도 이전"이라고 현 상황을 소개했다.
이 후보가 언급한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 후보는) 시골 움막 같은 것도 다주택으로 간주하다 보니 억울한 피해가 있다는 말이다. 억울한 부분이 없도록 미세하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주택자 종부세 제도를 손질할 수준은 아니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완화는 세율 조정을 말하는 건데, 그런 의미가 전혀 아니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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