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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네이토 덮친 美공장 노동자들 "대피하면 해고한다 압박"

노동자들 "해고한다며 대피 막아" vs 사측 "사실무근" 공방

켄터키주 "공장 내 안전수칙 준수 등 조사할 것"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에서 구급대원들이 초강력 토네이도로 부서진 양초공장 건물의 잔해를 헤치고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토네이도가 불어닥칠 당시 이 공장에는 약 110명의 노동자가 야근 중이어서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토네이도로 최소 8명이 사망한 미국 켄터키주 메이필드 양초 공장에서 사측이 '해고'를 운운하며 직원 대피를 막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엘리자 존슨을 포함해 현장에 있던 노동자 5명은 지난 14일 미 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사고 직전 여러 노동자가 사측에 피신을 간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존슨은 사측이 부재자를 파악하기 위해 인원 점검까지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에 따르면 관리직 직원들은 “근무 자리를 이탈하면 해고당할 수 있다”고 노동자들에게 경고했다. 이 공장은 당시 크리스마스 특수를 앞두고 양초 생산 목표를 채우려 한창 가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진술을 종합하면 공장 밖에서 첫 번째 토네이도 경보가 울린 오후 5시 30분께 노동자들이 대피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이에 화장실이나 건물 안쪽 복도로 대피를 허락받았지만, 당장 피해가 없자 토네이도가 지나갔다고 판단한 관리직 직원들이 작업장 복귀를 명령했다. 그러자 노동자 사이에서 대피나 귀가를 요청한 무리와 지시대로 계속 일하겠다는 무리가 갈렸다.



맥카일라 에머리는 그때 관리직 직원들이 4명의 노동자를 세워두고 작업장 이탈 시 해고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진술했다. 야간 근무자였던 헤일리 콘더는 약 15명이 첫 번째 경보가 울린 후 귀가를 요청했다면서, 최소한 두 번째 경보가 울린 오후 9시께에는 귀가가 허용됐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두 번째 경보 직후 자신을 포함한 몇 명이 관리직 직원 3명에게 가서 사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들은 '너희들은 떠날 수 없고 여기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당시 상황이 안 좋았다. 모두가 불안해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라타비아 할리버튼도 노동자들이 작업장 이탈 시 해고될 수 있다고 압박을 받는 장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할리버튼은 "몇몇 사람들이 떠나도 되는지 묻자 관리직 직원들은 그렇게 하면 해고될 수 있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번 사고를 두고 현지에서는 사측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 미 지역 매체인 렉싱턴 헤럴드-리더는 2019년 미 직업안전보건청(OSHA) 보고서를 인용해 당시 회사가 적절한 전기 관련 안전 장비를 구비하지 않는 등 7건의 안전수칙을 위반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공장이 적절한 대피 시설을 갖추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며 현장에서 안전수칙이 준수됐는지 규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리 크리스마스 특수를 앞두고 공장의 양초와 향수 생산이 급했다고 해도 이와 같은 큰 희생을 감수할 만한 것은 못 된다"라고 지적했다.

회사 측은 노동자들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반박하며 해당 논란을 전면 부인했다. 공장을 운영하는 메이필드컨슈머프로덕츠(MCP)의 밥 퍼거슨 대변인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에 (작업장을) 떠나서 다음날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했다"며 모든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관리직 직원들이 해고와 관련된 발언을 했다는 주장 역시 부인했다. 현장에 있었던 관리직 직원 어텀 커크스도 언론 인터뷰에서 작업장 복귀를 협박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앤디 베셔 켄터키 주지사는 해당 공장에서 안전 수칙 위반이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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