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팬들은 올겨울 들어 새 유니폼을 입고 파이팅을 외치는 선수들의 모습을 유독 많이 접하고 있다. 실제로 KBO리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5년 만에 최대 이동이 일어났다. 아직 FA 시장의 문이 닫히지도 않았는데 24일 현재 4명이 새로운 팀으로 적을 옮겼다.
이날 NC 구단은 FA 외야수 손아섭(33)과 4년 총액 64억 원(계약금 26억 원, 연봉 총액 30억 원, 인센티브 8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손아섭은 15년 간 롯데에서만 뛰며 통산 타율 0.324에 2,077안타를 남겼다. 9년 연속 200루타, KBO 역대 최소 경기·최연소 2,000안타를 달성했고 외야수 골든 글러브도 5번 끼었다. 손아섭은 “매 시즌 우승에 도전하고자 하는 구단의 강력한 의지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NC는 이번 FA 시장에서 박건우(전 두산)를 6년 100억 원에 영입한 데 이어 손아섭마저 데려가며 내년 시즌 외야를 완전히 새로 짜게 됐다. 앞서 외야수 나성범은 6년 최대 150억 원에 NC에서 KIA로 옮겼고 외야수 박해민은 4년 60억 원에 삼성에서 LG로 갔다. 지난 시즌 2명, 2020시즌은 1명만 팀을 옮길 만큼 최근 몇 년은 원소속팀 잔류가 대세였는데 2022시즌을 앞두고는 2017시즌 이후 5년 만에 다시 4명이나 움직였다. 그만큼 전력 보강 의지가 강한 팀이 많다는 뜻이다.
한편 이날 삼성 포수 강민호(36)는 4년 최대 36억 원에 잔류 계약에 사인했다. 개인 세 번째 FA 계약인데 강민호는 이번까지 FA 계약으로만 최대 191억 원을 버는 셈이 됐다. 통산 FA 수입 역대 3위다. 두 번째 FA 계약에 이른 손아섭은 누적 수입 최대 162억 원으로 이 부문 5위. 1위는 LG 김현수다. 두 차례 FA 계약에서 최대 230억 원을 확보해 KBO FA 사상 최초로 통산 200억 원 돌파 기록을 썼다.
투수 양현종(33)은 4년 최대 103억 원(계약금 30억 원, 연봉 총액 25억 원, 옵션 48억 원)에 KIA로 돌아왔다. 2021시즌 메이저리그 텍사스에서 뛴 뒤 다시 FA로 풀린 양현종은 10월 5일 귀국 뒤 오랜 복귀 협상을 이날 마무리했다.
이번 FA 시장에서 전체 계약 규모는 877억 원으로 늘어 역대 최고를 찍었다. 계약 대상자들이 남았는데도 종전 최고인 2016년의 766억 2,000만 원을 가볍게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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