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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정국’ 표심 향방은 어디로…이재명·윤석열 운명 가를 ‘박근혜 메시지’

31일 자정 기해 특별사면·복권

‘박근혜 메시지’에 여야 예의주시

TK·호남 '요동'·친문·친박 '꿈틀'

중도 확보 여부에 朴영향 달라져

후보 개인역량에 따라 기회될 수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이 결정된 지난 24일 박 전 대통령이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앞에서 우리공화당원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박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하며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오는 31일 0시를 기해 특별사면·복권되면 그후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에 정치권과 유권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선을 70여 일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여야 대선 후보를 향한 표심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사법부의 기존 유죄판결과 역대 대통령 중 최장 기간 수감생활을 방치했던 문재인 정부에 대해 어떤 소회를 밝힐지가 관건이다. 또한 자신에 대한 수사를 했던 윤석열과 자신의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진보 유권자까지 아우르는 메시지를 던질지가 관건이다. 메시지는 사면복권 효력이 발효되는 31일 0시에 즉각 나올 수도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이 지난 후 박 전 대통령이 퇴원하고 대선 여론 추이를 보며 시기를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단순 여론 조사 통계를 근거로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과대평가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정농단으로 촛불 시위가 점화한 지난 2016년 연말 박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는 4%에 불과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친박’ ‘태극기 부대’를 내세운 우리공화당과 친박신당의 비례대표 득표율은 각각 0.74%, 0.51%였다. 하지만 기존 여론 조사만으로는 가늠하기 힘든 ‘숨은 표심’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보수 심장 요동 ‘친박-TK’ 표심=당장 윤 후보는 29~30일 1박 2일 일정으로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을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들은 여전히 윤 후보에 대한 반대 정서가 강하다. 결국 사면을 앞두고 윤 후보의 TK행은 보수 분열 가능성을 차단해야 하는 절박함이 묻어나는 일정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이 메시지뿐만 아니라 쇠약한 모습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동정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박 전 대통령의 석방 및 특사를 요구해왔던 친박세력들이 정치 세력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도 윤 후보에게는 부담이다.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이 결집하면서 보수 지지층의 분열이 가속화하면서 윤 후보에게 불리한 상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당장 권성동 사무총장이 “야권 분열을 노린 술수”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 역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를 주도했다. 윤 후보가 사면발표 직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면을 환영한다고 밝힌 것도 결국 자신에 대한 전통적인 보수층의 반감을 달래기 위한 것이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윤 후보를 겨냥해)박 전 대통령이 부정적 이야기 내놓으면 보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지역이 분열되면 선거 자체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 교수는 “분열을 야기할 경우 여당의 재집권이 유리해진다는 점에서 오히려 정권 교체나 보수 단합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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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탈당한다”…심상치 않은 ‘친문-호남’=여당도 파장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26일 한 방송(KBS) 인터뷰를 통해 “저에게도 ‘(민주당을)탈당한다. 그러나 이재명은 지지한다’ 등 문자가 온다. 실망스럽다는 분들도 계신다”고 박 전 대통령 사면 조치 이후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당내에서도 불편함을 피력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다. “역사적으로 잘못된 결정이 될 것”(안민석) “국민통합은 국민이 정의롭다고 판단해야 가능하다”(김용민) “결코 이해할 수 없다. 받아들이기 힘들다”(우원식) 등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당 강세 지역인 호남지역 표심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에서 역대 대선마다 90% 내외의 몰표를 받아왔다. 그랬던 곳에서 윤 후보가 20%대 지지율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여당 지지층의 이탈을 불러올 경우 호남 득표율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일부 강성 친문 지지층이 여전히 이 후보에게 마음을 열지 않고 있는 상황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이런 탓에 이 후보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뇌’을 존중하겠다는 모습이다. 이 후보와는 사면 상의가 없었던 문 대통령의 결단을 치켜세워 강성 친문 지지층 표심까지 끌어오겠다는 계산에서다. 이 후보도 인터뷰를 통해 “어쩔 수 없는 측면을 이해해야 한다”며 “대통령의 사면권은 고도의 정무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도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한 문 대통령의 배려가 아니겠냐”며 “만약 이 후보와 사전 상의가 있었다면 여당 지지층에서조차 이 후보에 대한 비판이 커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면정국’…중도층 잡기 사활=출렁거리는 표심에도 결과적으로 중도층을 잡는 후보가 대선 주도권을 쥘 것으로 봤다. 김대진 조원 C&I 대표는 “사면 자체만으로는 지지 후보를 바꿀 변수가 되지 않는다”며 “박 전 대통령은 메시지 역시 윤 후보의 지지율에 따라 힘을 발휘하게 된다”고 말했다. 즉 윤 후보가 개인 역량으로 중도층을 끌어안고 지지율을 높일 경우 ‘박근혜 메시지’ 영향도 미풍에 그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보는 중도층이 많다는 점에서 윤 후보에게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상황은 윤 후보의 말 실수 등으로 스스로 중도층을 잃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면에 우호적인 여론이 점증한다는 점도 윤 후보에게는 불리할 게 없다는 시각도 있다. 실제 한국갤럽이 연초에 조사한 탄핵 찬반 비율은 37% 대 54%였지만 지난달 정기조사에서는 44% 대 48%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다만 세대별 변수는 신중한 분석이 따랐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중도 표심 가운데 2030세대는 탈진영 실용주의 성향이 강하다”며 “이들 중심으로 사면에 부정적 여론이 많아 중도층에서 (사면을) 다소 불편하게 받아들일 가능성 있다”고 전망했다. 사면 직후 서던포스트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사면에 대해 ‘잘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59.8%, ‘잘못된 결정’이라는 응답은 34.8%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연령별로 20대(잘한 결정 27.3% 못한 결정 64.2%)와 30대(잘한 결정 44.8% 못한 결정 50.8%)에서는 부정 평가가 높았지만 40대 이상은 긍정 평가가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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