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부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본인과 부인을 둘러싼 논란을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내 내분까지 벌어지면서 윤 후보 지지층이 대거 안 후보에게 돌아선 탓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10%를 넘겼다는 여론 조사도 나오면서 안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가 대선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안 후보의 검색량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뛰어넘어 안 후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상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 후보의 지지율 급등은 2030 세대가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지난달 31일~1일 발표된 대선 주자 여론조사 7건 중 6 곳에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로 지난달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 후보의 20대 지지율이 21.4%에 달하기도 했다. 같은 조사에서 안 후보의 전체 지지율은 10.3%로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해 관심을 모았다. 반면 7건의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8.9~16.8%로 모두 이 후보보다도 낮았다. 경선 직후 20대가 윤 후보의 핵심 지지층으로 분류됐던 것을 고려하면 MZ세대의 이탈이 심각한 셈이다.
안 후보의 지지율이 두 자릿수에 달하자 여야 양쪽 모두에서 단일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한 라디오(CBS) 방송에 출연해 “정치라는 것은 연합하는 것”이라며 안 후보와의 단일화 의사를 타진했다. 이 후보 역시 ‘협치정부’를 언급하며 단일화에 여지를 뒀다. 야권에서도 국민의힘이 안 후보의 멘토로 불리던 김민전 교수를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이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안 후보는 일단 단일화에 선을 그으며 ‘몸값 올리기’에 나섰다. 그는 2일 국회에서 정책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단일화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는다”며 “제가 당선돼 새 시대의 맏형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국민들이 거대 양당 후보들의 도덕적 문제 뿐 아니라 국정운영 능력까지 의심하고 있다”며 “제가 더 자격있는 사람임을 1월 한 달 동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바닥민심의 흐름을 짚어낸다는 포털 검색량 추이에서도 안 후보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네이버의 검색량 빅데이터 분석 서비스인 ‘네이버 데이터렙’에 따르면 지난 12월 1~14일 8~10 내외를 유지하던 안 후보의 검색량은 30일 47까지 치솟았다. 특히 30일에 이 후보의 검색량(35)을 넘긴 이후 새해 첫 날까지 계속 이 후보보다 높은 검색량을 유지하고 있어 안 후보에 대한 네티즌들의 관심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안 후보의 검색량 상승은 구글에서도 확인된다. 구글의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구글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12월 1~28일 사이 평균 17.3이던 안 후보의 검색량은 29일 48, 30일 100을 기록하며 급증세를 보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안 후보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SNS상의 텍스트를 빅데이터화 해 분석해주는 ‘썸트렌드’에 따르면 12월 1주차에 평균 835건이던 이 후보의 SNS상 언급량은 12월 30일 2,888건으로 3.5배 증가했다.
특히 12월 1주차에 평균 186건이던 안 후보의 온라인 커뮤니티 언급량은 12월 30일에 1,372 건으로 7.4배 급증해 눈길을 끈다.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사이의 갈등 이후 윤 후보에 대한 반발 여론이 커진 2030 남초 커뮤니티의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 커뮤니티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도 홍준표 의원을 지지하며 윤 후보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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