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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선과 색 살린 환상의 코스…"자연이 만든 秀作"

■ 한국 10대 골프장을 가다 <1> 제주 '핀크스GC'

'골프코스 설계 거장' 로빈슨 유작

화려한 기교보단 지형 그대로 살려

국내 첫 '세계 100대 코스'에 선정

철탑 지중화 등 지속적 개선·관리

개울·폰드 배치 西 9번이 대표 홀









우리나라의 골프장 캔버스는 풍족하지 않은 편이다. 좁은 국토에 산악 지대가 많고 환경과 취락 등에 따른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좋은 캔버스에 지형의 매력을 살려내는 설계가의 솜씨와 노력이 더해질 때 수작(秀作)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핀크스 골프클럽은 뛰어난 입지와 설계자의 섬세한 손길, 거기에다 운영자의 끊임없는 개선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한라산 서남쪽 자락에 자리한 덕분에 핀크스는 제주도의 다양한 자연과 경관을 품을 수 있었다. 대다수 홀에서 한라산과 바다, 그리고 기생화산인 오름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서코스 1번 홀 스타트하우스 앞에 설치된 조망 안내판의 사진 속에는 그 자리에서 보이는 산방산·송악산·형제섬·가파도·마라도가 표시돼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 출신의 코스 디자이너 테오도르 로빈슨은 처음 설계 의뢰를 받은 뒤 “특별한 환경이라고 느껴 자연이 스스로 만든 것처럼 설계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단순함과 절제를 선택한 이유다. ‘서울경제 2021 한국 10대 골프장’ 선정위원들은 지형을 그대로 살려 한라산의 선에 어울리면서도 홀마다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게 한 감각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로빈슨은 지난 1998년 메이저 대회 PGA 챔피언십이 열린 사할리CC와 일본의 명문 중 하나인 가나가와현 레이크우드, 하와이 코올리나 등 세계 170여 개 유명 코스를 설계했다. 이 거장이 2008년 타계하면서 핀크스는 유작이 됐고 그는 생전 “최고 작품 중 하나”라고 자평했다. 세계적인 교포 건축가 이타미 준이 설계한 클럽하우스 역시 한라산의 선과 색이 녹아들어 자연스럽고도 독특한 조형미를 발산한다.

훌륭한 골프장과 코스는 시들지 않고 늘 살아 움직여야 한다는 점에서도 핀크스는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1999년 1월 개장 당시 편안한 정원 같던 코스는 이후 유럽프로골프 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과 국내 남녀 프로 대회 개최를 통해 전략적인 완성도를 높이며 토너먼트 코스로서의 면모도 갖췄다. 더불어 최근 3년여에 걸쳐 27개 전 홀 페어웨이에 켄터키블루 그래스를 카펫 같은 최고급 그린 잔디인 벤트 그래스로 교체했다. 지난해 5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 공동 대회장 겸 선수로 참여한 PGA 투어 한국인 개척자 최경주(52)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못잖은 잔디 컨디션”이라며 엄지를 치켜 들었다.



관리와 개선은 멈추지 않는다. 코스 외곽 대형 송전탑의 시설 지중화가 올 상반기 마무리되면 경관의 ‘옥에 티’마저 사라지게 된다. 산방산, 사계 해안 등의 황홀한 풍광과 정취를 제대로 느끼며 라운드를 즐길 수 있게 된다는 설명이다.

시그니처 홀은 설계자 로빈슨이 가장 사랑한 서코스 9번 홀(파4)이다. 그린 우측 연못과 연못으로 연결되는 그린 앞 개울이 난도를 높인다. 그린 뒤는 OB(아웃오브바운즈) 구역이라 어프로치를 길게 하는 것도 위험하다. 페어웨이에서 산방산이 손에 닿을 듯해 아름다우면서도 극적인 승부가 연출돼 국내 대표적인 클로징 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0분 간격의 티오프, 그리고 제주의 아름다운 7대 건축물로 선정된 포도호텔, 최근 문을 연 포도뮤지엄 등 부대 시설도 돋보인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높은 평점으로 대상을 받은 핀크스는 2005년 국내 최초 세계 100대 골프코스 선정, 세계 100대 골프 리조트 4회 선정 등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골프장의 명성을 이어왔다.

◇서울경제 선정 '2021 한국 10대 골프장'

△핀크스(대상) △드비치(이하 가나다순) △베어크리크 △설해원 △안양 △우정힐스 △잭니클라우스 △클럽나인브릿지 △파인비치 △휘슬링락

※위 순서에 따라 기사 게재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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