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지인 카자흐스탄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4만 3,000달러(약 5,175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촉발된 시위가 유혈 사태로 이어져 인터넷 접속이 차단되면서 채굴 작업에 차질을 빚은 탓이다.
6일(현지 시간) CNBC방송 등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에서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비트코인 채굴 업체 약 15%의 가동이 중단됐다. 케임브리지대안금융센터(CCAF)에 따르면 전 세계 해시레이트에서 카자흐스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8.1%로 미국에 이어 2위다.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5월 중국 당국의 채굴 금지 조치로 중국 내 채굴 업자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새로운 비트코인 채굴 허브로 부상했다. 이날 카자흐스탄의 해시레이트는 10% 넘게 떨어진 상태다. 해시레이트는 채굴 속도를 뜻하는 말로 암호화폐 업계에서 채굴 능력을 측정하는 데 쓰인다.
앞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조기 통화 긴축을 시사한 5일 오후부터 급락세로 돌아선 비트코인 가격은 카자흐스탄 유혈 사태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한때 8% 넘게 급락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4만 3,000달러를 밑돌았다. 올해 첫 개장가였던 4만 9,000달러에 비하면 약 12% 하락한 수준이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7일 오후 4시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3.82% 하락한 4만 1,475.44달러 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유혈 사태로 카자흐스탄 내 채굴 업자들이 부담해야 할 위험과 비용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CNBC도 카자흐스탄 정부가 올해부터 채굴 업자들에 대한 추가 과세 등을 예고한 상태에서 유혈 사태까지 발생해 그들은 정치 불안에 노출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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