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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금융] 따돌림보험 고독사보험까지… 미니보험이 뭐길래

일본, 미니보험사 증가 등 관련 시장 활발

국내선 규제 완화했지만 허가 신청 '0'





#일본에서는 ‘이지메(집단따돌림)보험’이 지난 2019년 출시돼 판매되고 있다. 보험에 가입하고 아이가 이지메를 당했다고 판단될 경우 보험사가 추천한 상담 변호사에게 연락해 증거 수집이나 학교와 교섭하는 방법 등에 대한 조언을 얻을 수 있다. 교육기관 조사에서 이지메로 인정돼 소송에 들어갈 경우 변호사 선임 비용 등도 지급된다. 학교 폭력이 점점 악질적으로 변해가면서 이지메보험에 대한 관심은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도쿄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한 보험사가 판매하는 이지메 보험 가입자가 지난해 3월 기준 전년 대비 1.4배 증가했다. 출시 첫해와 비교하면 7.3배 뛰었다. 가입은 주로 학기가 시작되기 직전인 3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이지메보험처럼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대비하는 소액단기보험(미니보험) 시장을 키우기 위한 시도가 한창이다. 금융 당국이 야심차게 지난해 미니보험사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까지 했으나 시장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오는 2023년부터 바뀌는 새 회계기준에 따른 부담이 큰 데다 기존 보험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는 탓이다. 현 상황으로는 국내 미니보험 시장이 활성화하기 어려운 만큼 추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금융 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미니보험이 활발한 일본과 달리 국내 시장은 신규로 미니보험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미니보험이란 저렴한 보험료로 실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단기 보장하는 미니보험이다. 자본이 많이 필요한 자동차나 장기 보장 상품인 연금, 간병 보험을 제외하고 다양한 종목에서 보험 상품으로 취급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2006년 관련 제도를 도입해 2020년 관련 보험회사가 110개사로 매년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도 연평균 9.6% 늘었다. 보험상품도 이지메보험 외에 고독사보험, 스마트폰수리비용보험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는 지난해 6월 이후 현재까지 금융감독원에 미니보험사 설립 예비 허가를 신청한 곳은 한 곳도 없다. 금융 당국에서 지난해 6월 진입 장벽을 낮추고 금융 산업의 경쟁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미니험사 설립 자본금 요건을 기존 300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대폭 완화했다. 이 같은 취지가 무색하게 정작 규제 완화의 혜택은 한 곳도 보지 못한 것이다.





신청 저조의 이유에 대해 업계는 미니보험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데도 규제는 기존 보험과 유사하게 적용받는 점을 꼽는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니보험사 역시 기존 보험사와 동일하게 준법감시인, 선임계리사, 손해사정사, 전산 전문 인력 등 보험업 수행에 필요한 인적 요건 등을 충족해야 한다. 특히 2023년 도입 예정인 새국제회계기준(IFRS17),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맞춰 회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기존 보험사와 동일하게 새로 바뀐 회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데 그 비용이 상당해 자본금 완화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다.

기존 보험사들도 미니보험을 마케팅 목적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의 장기보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미니보험을 판매하고 있지만 당장 사은품 시가에서 기존 보험과 똑같이 적용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 보험업법상 최초 일 년간 납입되는 보험료의 100분의 10과 3만 원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사은품을 제공할 수 있다. 보험 업계는 미니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저렴한 만큼 해당 조항에서 예외해 줄 것을 금융 당국에 건의했으나 금융 당국은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미니보험만으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반면 규제 준수에 대한 부담은 크다”며 “기존 보험사들도 마케팅 차원에서만 취급하고 있는데 다른 업권은 진입하기 더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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