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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사고 기업'인데…우기 안전점검으로 '끝'

국토부 작년 현장점검도 '부실'

낙하물 등 사고 위험 민원 불구

'콘크리트' 확인은 신경 안쓴듯

13일 119구조대가 실종자 6명이 발생한 광주 서구 주상복합아파트 붕괴사고 현장 건물 내부로 진입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부가 이번 광주 붕괴 사고 발생 4개월 전 현장 점검을 실시한 것은 2분기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설사에 대한 특별 점검의 일환이었다. 안전 우려가 더 큰 곳이 대상이지만 정작 현장 점검에서 국토교통부는 빗물 고임에 대한 시정을 요구했을 뿐 사고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당시 낙하물 추락 등 사고 위험을 경고하는 민원이 제기됐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점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서울경제가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국토부 산하 익산국토관리청은 지난해 9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대한 특별·불시 점검에서 ‘물 고임’ 현상을 발견하고 시정 조치할 것을 요구했다. 익산국토관리청은 “차량 및 근로자가 출입하는 1번 게이트 앞 노면(100㎡)에 당일 내린 우수로 물 고임 현상이 발생했다”며 “호우경보 등 폭우 대비 양수 용량을 재검토해 단지 내 물 고임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같은 해 2분기 사망 사고가 발생한 대형 건설사의 공사 현장을 대상으로 이번 점검을 실시했다. 점검 대상은 총 11개 건설사, 143곳의 현장이다. 이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공사 현장은 18곳으로 이번 붕괴 사고 현장인 광주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도 포함됐다. 현산은 특히 점검 3개월 전인 6월 광주 학동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점검 대상에 올랐다.





특별 점검에서는 그러나 외벽 붕괴 위험,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콘크리트 양생’ 등 이번 붕괴와 관련한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국토부가 운용 중인 ‘건설공사 현장 점검 매뉴얼’을 보면 현장 점검에서는 공사 종류와 상관없이 ‘콘크리트 양생의 적정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콘크리트 구조물의 균열·누수 등 발생 여부도 현장 점검 사항으로 정하고 있다.

이를 두고 현장 점검에 ‘구멍’이 생긴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 2019년 공사 착공 이후 인근 주민들은 건축 자재 낙하나 지반 침하 등을 이유로 관할 지자체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사고 가능성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콘크리트 양생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점검 당시 광주 화정아이파크 공사의 공정률은 약 48.2%로 양생 작업도 진행 중이었다.

일각에서는 계절적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날씨가 본격적으로 추워지기 전인 만큼 양생 작업에 대한 적정 여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공희 국민대 건축학과 교수는 “미래에 발생하는 일에 대해서는 예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콘크리트 양생 분야를 점검했는지는 여전히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안전 점검 필수 항목 등 건설공사 현장 점검 매뉴얼이 있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건설공사 현장 점검 인력 충원 등 안전 점검을 강화하고 매뉴얼이 실제로 현장에서 철저하게 준수되도록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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