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서 살게 없어요'
가파르게 치솟는 물가만큼 월급이 오르지 않아 가계 살림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심해질 조짐이다.
2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사업체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작년 11월 실질임금은 전년동기 대비 0.2% 올라 330만2000원에 그쳤다. 10월(0.5%)에 이어 2개월 연속 0%대 상승이다. 0%대 상승은 작년 10월(0.2%) 이후 처음이다. 11월 기록한 330만20000원도 2020년 5월(330만600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임금 감소는 명목임금 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못 따라잡아 실제 임금가치 낮아졌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월급이 올라도 살 게 없어 가계 살림이 팍팍해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 1~11월 평균 실질임금은 354만900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1.8% 오르는 데 그쳤다. 2018~2019년만하더라도 3%대 오른 것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2020년 0.3% 증가폭을 고려하면, 가계 살림의 어려움이 더 누적됐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우려는 올해 실질임금이 오르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금리 상승과 물가 상승은 서로 비례하는데, 기준금리는 작년 8월과 11월, 올해 1월까지 3번이나 올랐다. 실제로 작년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물가는 1년 전 대비 5.9%나 올랐다. 2011년(8.1%)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정향숙 고용부 노동시장조사과장은 "아직 명목임금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이 없어 올해 실질임금 추이를 전망하기 어렵다"며 "올해 최저임금 상승폭이 작년 보다 높았던 점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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