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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악재는 이미 반영…美-러 악화 안되면 2600이 바닥"

[코스피 6일만에 극적 반등]리서치센터장 긴급 시장진단

과매도 국면이지만 악재 산적…당분간 변동성 장세 지속

2분기 이후 인플레 우려 등 완화땐 시장 안정세 찾을 듯

실적 우량주 분할 매수…장기 관점 현금비중 확대 바람직





곤두박질치던 국내 증시가 6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증시를 짓누르던 ‘긴축 공포’가 다소 누그러지면서 대형주들이 간만에 등장한 반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외국인이 7일 연속 매도세를 거두지 않은 채 4조 원어치를 팔아치우면서 ‘불안한 반등’을 나타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가 장중 3%를 넘나드는 급격한 변동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당초 ‘1월 효과’를 기대하던 우리 증시가 글로벌 하락률 1·2위를 다툴 정도로 ‘악몽의 1월’을 보냈다는 점에서 오는 2월 증시에 대한 기대감은 클 수밖에 없다. 국내 주요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가 1월에만 10% 이상 떨어진 만큼 2600선을 기점으로 바닥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지만 긴축 리스크를 비롯해 미러 갈등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 악재의 영향력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변동장 당분간 지속…반도체 상승하면 점차 안정”=28일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2월 증시 전망에 대해 현재의 변동성 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금리 인상 시 향후 경기 판단을 어떻게 하는지를 살펴봐야 하고, 3월 이후 오미크론 확산 흐름과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 완화 등의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2월 말까지는 현재의 변동장이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월이 리스크의 정점을 지나갈 가능성이 높다”며 “통화정책 정상화는 연중 계속되는 이슈로 인플레이션 지표의 변화를 신중히 살펴야 하고, 만약 지표가 안정화되면 통화정책 정상화와 시장 펀더멘털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금리 인상 가속화 우려는 시장에 반영된 만큼 추가로 나올 이슈에 따른 악재는 줄어든 상황”이라며 “최근의 수급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LG에너지솔루션 주가의 안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안정화 시점을 하반기로 내다보는 시각도 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글로벌 경기 둔화와 한국 수출 모멘텀 저하가 예상돼 주가가 크게 반등할 기회는 잘 주어지지 않을 것 같은데, 다만 2분기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긴축 우려가 다소 완만해지고 하반기 반도체 사이클이 의미 있게 상승한다면 한국 시장도 점차 안정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과매도 국면…미러 악화 안 되면 2600이 바닥”=최근 증시 급락의 배경에 대해서는 미국의 긴축에 대한 우려와 전 세계 코로나19 확산,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험 등 여러 악재가 겹친 탓이라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터지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킨 것은 물론 투자 심리까지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서 센터장은 “연준의 긴축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우려를 가장 직접적인 이유로 꼽을 수 있고, 올해 이익이 전년비 감소할 수 있다는 펀더멘털 측면과 연휴를 앞두고 대형 종목의 상장 등 일부 수급 꼬임이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본부장도 “수급 부담도 무시 못 할 원인으로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전후 관련 수급 부담이 영향을 줬고 여기에 더해 에코프로비엠과 오스템임플란트 등 지배구조 관련 소음 등이 연초 이후 시장을 급락시켰다”고 진단했다.



증시 바닥 전망에 대해서는 2600선을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윤 센터장은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이슈와 이를 반영한 국제유가 변동이 변수가 될 수 있지만 이미 선반영돼 과매도된 점을 감안하면 2600선에서 지지선을 확보할 것 같다”고 했다. 황 센터장은 “지수는 낮아질 만큼 낮아졌지만 국내 기업 이익이 더 이상 감소하지는 않지만 개선되지도 않을 수 있어 지금은 시장을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악재가 여전한 상황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지금 수준이 오버슈팅하면서 더 내려갈 여지가 있어 2500~2600 정도를 바닥으로 본다”고 했다.

실적 우량주 분할 매수…시장 상승 확인 후 사도 늦지 않아”=변동장의 매수 전략에 대해서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우량주 매수를 우선으로 꼽았다. 서 센터장은 “기대 수익을 다소 낮추고 변동성 관리에 주의하며 성장주 중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퀄리티 주식을 사들여야 하고, 안정적 인컴을 주는 리츠·인프라 비중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 센터장은 또 “인플레이션 헤지를 원한다면 우라늄·천연가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좋다”고 추천했다. 정 센터장은 “배당 성향이 높고 통화정책 정상화에서 크게 손해 보지 않고 변동성이 높지 않은 방어주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필요하다”며 “올해가 성장주 분할 매수 시기”라고 했다. 박 센터장도 실적 우량주 분할 매수를 권했다. 장기적 관점의 접근도 조언도 나왔다. 윤석모 센터장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현금 비중을 충분히 확보하고 대형 낙폭 과대주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고 황 센터장은 “지금 시장에서는 사고팔기보다 관망하는 전략이 맞다며 길게 보면서 시장에서 상승 추세가 관찰될 때 사도 늦지 않기 때문에 저가 매수는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체크…성장하는 산업 내 경쟁력 유지 기업 매수=리서치센터장들은 설 연휴에 따져봐야 할 체크포인트가 있다고 당부했다. 윤 센터장은 “당장은 오미크론 확진자의 감소세 여부가 주된 관전 포인트고 국제 유가의 안정세도 중요하게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황 센터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은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계속 살펴야 하고 미국 기업 실적도 짚어봐야 하는데 당장은 생각보다 미국 기업이 실적 괜찮지만 지난 2018년 금리 인상기에는 기업 실적이 부정적이었던 점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훈 센터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MSCI 편입과 코스피200(코스닥150) 종목 변경 등이 주의 깊게 지켜봐 한다”고 했다.

/이현호·박시진·심우일·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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