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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하락' 홍남기…'입맛대로 통계'로 정책실패 오명 벗자?[뒷북경제]

상승장 때는 공식 아니라던 실거래지수

조정장 오자 '하락 안정' 근거로 인용해

"부동산 실패 오명 벗으려 강력 주장"

고용·거시서도 체감 동떨어진 자화자찬





유래 없는 ‘거래 절벽’ 속 전국 아파트 가격이 조정을 받는 모습입니다. 현 정부 들어 쉬지 않고 급등한 아파트값이 주춤하자 하락장의 초입이냐, 일시적 조정이냐를 두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도 관심이 몰려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대선까지 겹치면서 ‘부동산 가격’은 어느 때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와중 국가 경제 수장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하락 안정’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모습인데요. 문제는 수많은 통계 가운데 입맛에 맞는 통계들만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 상승장에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 통계가 아니다”라는 등 부인했던 통계를 하락 근거로 이제 활용하는 것을 두고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통계 활용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릅니다.

부동산 시장을 보여주는 많은 지표가 주택 가격 ‘상승’보다는 ‘하락’을 가리키고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이 섣불리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우선 대출규제 및 각종 세금으로 거래를 묶어 놓은 상황인 데다 여야 대선후보 가리지 않고 규제 완화를 내걸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유래 없는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일각에서는 “톨게이트 다 막아놓고 고속도로 교통상황이 원활하다고 자랑하는 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정부가 지난 상승장에서는 “공식통계가 아니다”, “호가 중심의 통계”라며 무시했던 여타 통계들을 하락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앞서 홍 부총리는 지난 19일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통계를 인용해 “서울, 수도권 , 전국 모두 하락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실거래 통계는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한 만큼 기존 매매지수 통계보다 상승, 하락 폭이 큰 게 특징입니다. 이에 문재인 정부 기간 대부분 동안 나타났던 상승장에서는 급격한 상승률을 보여 정부 자료에 잘 인용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지난 2020년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공식 통계가 아니다”라고까지 말한 바가 있죠. 하지만 어느 순간 조정장이 오자 홍 부총리는 실거래 통계를 가져와 ‘하락 안정’ 사례로 인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37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집값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부동산관계장관’ 회의 또한 어느 순간부터 ‘집값 하락 홍보행사’로 전락한 지 오래입니다. 새로운 안정 대책을 내놓고 논의하기보다는 “이번엔 어디 집값이 하락 전환했다” “매수자우위시장이 전개되고 있다” 이런 내용만 가득할 뿐이죠. 기재부는 오는 2월 3일에도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 예정인데 이번 회의 내용 또한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 같은 홍 부총리의 강력한 ‘하락 안정’ 주장은 정권의 임기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동산 실패 부총리’ 오명을 벗기 위해서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집값을 잡지는 못하더라도 하락의 단초를 홍 부총리 본인이 제공했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 같다”며 “최근 발언들을 보면 시장 상황보다 무리하게 하락을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입맛대로 통계 활용은 부동산에 국한된 것뿐만이 아닙니다. 최근 고용 통계를 두고도 ‘입맛대로 해석’이 있었습니다. 최근 통계청의 ‘고용동향 통계’에 대해서도 홍 부총리는 12월 취업자수가 2021년중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하며 코로나19 이전 고점의 100.2% 수준을 기록해 상회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용은 노인 단기 일자리 등을 양산해 양적으로만 회복했을 뿐 여전히 3040 등 ‘경제 허리’ 층의 고용 상황은 나아지지 못했습니다. 또한 현재 홍 부총리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매일 3개씩 문재인 정부 경제 성과를 자랑하는 내용도 게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도 그렇고 고용·거시경제 전반에 있어 국민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은 홍 부총리의 자화자찬과는 동떨어져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임기 종료를 앞두고 홍 부총리가 자랑에 나선 지표가 ‘성과’라기보다는 ‘변명’이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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