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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리더에게 듣는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 "ADC 플랫폼 L/O 넘어 직접 신약 개발 나선다"

내년 3~4개 고유 파이프라인 구축

美서 임상 진행 가능한 자회사 가동

"직접 3상 진행은 내부역량 갖춘 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호재기자




“올해는 레고켐바이오(141080)가 항암 신약 개발사로 거듭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기존에 개발해 온 합성 신약 기술력과 연이은 라이선스 아웃(기술 수출)을 이룬 약물항체접합체(ADC) 플랫폼을 접목하면 차별화된 신약 개발사가 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김용주(사진) 레고켐바이오 대표는 3일 “플랫폼 중심에서 프로덕트 중심의 제약사로 거듭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숙고 끝에 결론을 내렸다”며 “역사가 증명하듯 미국 등 바이오 강국에서도 결국 고유의 파이프라인(후보물질)을 구축하지 못한 바이오벤처는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만 ADC 관련 기술 수출 5건을 통해 누적 계약금액 5조 원을 달성한 레고켐바이오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신약 개발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ADC 플랫폼은 정확한 위치에 항암제가 작용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지난해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 2건(각각 1조 1864억 원·4237억 원 규모), 체코 소티오바이오텍에 1조 2127억 원 등을 기술 수출했다. 김 대표는 “합성 신약 강점과 ADC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제 개발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벌써 올해만 3~4개 파이프라인에 대해 기술적인 검토는 끝났고 순서대로 임상시험계획승인(IND) 신청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존 ADC 플랫폼 기술 이전도 유지하면서 3~4개의 고유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내년 께 사업 벨런스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신약 분야에서 가장 경쟁력있는 분야는 고형암 치료제(LCB84)이다. 올해 4분기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난 2~3년간 기술 이전한 파이프라인의 임상 단계가 올라가면서 마일스톤, 로열티 등으로부터 충분한 연구·개발(R&D) 예산을 보충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미국에서 임상 시험을 진행할 수 있는 보스턴 자회사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직접 임상 3상까지 진행해 신약을 출시하는 도전에는 선을 그었다. 김 대표는 “글로벌 제약사와 비교해 국내 바이오벤처는 잘하는 부문에서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는 임상 3상으로 블록버스터 신약을 만들기에는 아직 내부 역량이나 인프라로는 무리”라고 말했다. 당분간 기술 이전, 공동 연구 등으로 내공을 쌓아 단계적으로 3상에 도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6년 창업하며 바이오 업계에 몸 담아온 김 대표는 K바이오 미래를 위해 ‘인재’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바이오벤처의 가장 큰 문제는 사람, 즉 인적 인프라"라며 "결국 국내 바이오 기업이 신약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을 찾아 미국 등으로 떠나는 오프쇼어링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이라도 대학 교육 시스템부터 개혁해 R&D를 지원하는 정부의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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