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공개(IPO) 자금 조달 금액이 사상 최대 규모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IPO 공모 금액이 전년(4조 5000억 원)보다 333.9% 증가한 19조 7084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7일 밝혔다.
국내 주식 시장에 IPO를 실시한 기업은 2020년 70개사에서 지난해 89개사로 증가했다.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증시가 호황을 보였던 영향이 컸다.
기관 투자자의 공모주 투자 경쟁도 뜨거웠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지속적으로 올라간 것이 대표적이다. 코스피·코스닥 합산 평균 수요예측 경쟁률은 지난 2019년 596대 1에서 2020년 871대 1로 올라갔다가 급기야 지난해엔 1193대 1까지 치솟으며 ‘1000대 1’을 돌파했다.
공모 가격이 희망 밴드 상단 이상에서 결정된 비중도 지난 2018년 51.9%에서 지난 해 86.5%로 올라갔다. 기관 간 의무보유 확약 비중은 지난 2020년 19.5%에서 2021년 33.6%까지 치솟았다. 당분간 자금이 묶이는 것을 감수하고라도 공모주를 반드시 타내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한 기관이 많았다는 뜻이다.
일반 투자자 단위에서도 청약 경쟁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지난 해 일반 투자자의 공모주 청약 평균 경쟁률은 1136대 1로 2020년(956대 1)보다 18.8% 증가했다. 2021년 청약 증거금은 총 784조 원으로 전년(342조 원)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소위 ‘따상’ 사례가 속출하면서 공모주의 상장 당일 수익률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금감원은 “공모가격 대비 상장 당일의 종가 수익률은 평균 57.4%로 최근 5년 중 가장 높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2019년 당시에만 해도 이 수익률은 20~30%대에 불과했다. 지난해 따상을 보인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해 총 15개사였다. 전체 상장사 중 16.9%는 따상을 기록했다는 의미다.
다만 공모주를 연말까지 가져갈 경우엔 수익률이 비교적 저조했다. 공모가 대비 평균 연말 수익률은 54.8%로 상장 당일 종가수익률보단 낮은 수준을 보였다. 진시스템 등 28개사(31.5%)의 연말 종가는 공모가를 밑돌기도 했다. 금감원은 “IPO 공모주 투자 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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