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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MO 사업이 기회" 대기업들, 바이오 성공 방정식 찾았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의약품·백신 위탁개발생산 수요 급증

과거 한화·아모레퍼시픽·롯데제과 등 대기업 진출 실패와 대조

삼성바이오로직스·SK팜테코·CJ바이오사이언스 등 잇딴 진출

SK팜테코 사옥. 사진 제공=SK팜테코




과거 '대기업들의 무덤'이라고까지 불렸던 바이오 산업에서 대기업들이 새로운 전략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분야에서 수요가 급증하자 자금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제조업 분야에서 쌓은 생산 및 품질 관리 노하우에 대규모 자금력이 더해지면서 단숨에 강자로 떠오를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을 필두로 SK, CJ그룹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CDMO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과거 한화·아모레퍼시픽·롯데제과 등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의약품 시장 진출을 시도했다 실패한 경험을 자산 삼아 대기업 특유의 경쟁력을 극대화해 재도전한 것이 성공 열쇠로 지목된다.

SK그룹은 합성의약품과 백신·혈액제제·CDMO 등 바이오 영역별 독립 법인을 가동하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하며 최근 매출이 수직상승했다. SK팜테코를 통해서는 원료 의약품 CDMO 사업 확대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팜테코는 2015년 SK바이오팜(326030)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설립한 SK바이오텍과 2017년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아일랜드 스워즈 공장을 인수하며 세운 SK바이오텍 아일랜드, 2018년 인수한 미국의 바이오 CDMO 기업 앰팩 등 3개 법인을 통합해 지난 2019년 출범한 신설 법인이다. 그룹사의 자금을 투입해 미국, 유럽 현지 생산기지를 확보하며 글로벌 사업 확대 발판을 마련했다. 2020년 3월 프랑스 이포스케시를 인수하고, 올해 초 미국 CBM 투자로 2대주주에 올라서면서 세포·유전자치료제 원료의약품 사업으로도 영역을 넓혔다. SK팜테코는 지난해 7억 4000만 달러(약 8830억 원)의 잠정 매출을 올렸다. 2025년까지 연 20억 달러(약 2조 4000억 원)의 매출을 내는 글로벌 CDMO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CJ그룹은 올해 초 제약·바이오 전문 자회사 CJ바이오사이언스를 출범했다. CJ제일제당(097950)은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195940))를 한국콜마(161890)에 매각하며 의약품 사업을 접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982억 원을 투자해 국내 마이크로바이옴(장내 미생물) 전문 기업 천랩을 인수하고, 같은 해 11월 네덜란드 CDMO 기업 바타비아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75.8%를 2677억 원에 인수하며 바이오 산업 재진출 의지를 나타냈다. 과거 CJ헬스케어가 합성의약품과 음료사업에 주력했던 것과 달리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 신약개발과 차세대유전체분석(NGS) 및 유전체 진단, CDMO,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영역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CJ제일제당의 미생물·균주·발효 기술 및 바타비아의 생산 역량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긴 호흡을 요하는 신약개발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그룹사 차원의 투자 여력이 부족했다"며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의 성공 이후 CDMO 분야가 제조업의 강점과 자금력을 모두 갖춘 대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영역이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코로나19 이후 K-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이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할 때만 해도 재계의 전망은 엇갈렸다. 바이오가 투자 대비 효율이 낮은 산업이란 인식 탓에 아무리 삼성이라도 성공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것이다. 삼성그룹은 이듬해 바이오젠과 합작 법인 에피스를 설립해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10여 년간 바이오젠과 협업하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와 항암제 등 총 5종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상업화하고 유럽·미국 등에 판매하고 있다. 2017년부턴 다케다와 손잡고 신약개발도 추진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위기 속 CDMO 사업 선전에 힘 입어 연 매출 1조 5680억 원 규모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1~3공장과 임상시험용 생산설비 용량을 더해 총 36만 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글로벌 경쟁상대인 스위스 론자(30만 3000리터), 베링거인겔하임(27만 5000리터)를 크게 앞서는 규모다. 4공장이 완공되면 총 62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미국 바이오젠이 보유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 전량(1034만 1852주)을 인수하고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제조업 분야 DNA를 접목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초격차 경쟁력을 입증하는 한편, 바이오젠과 10여 년간 협업하며 쌓아온 에피스의 연구개발(R&D) 및 상업화 역량을 내재화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이번 인수를 계기로 CDMO·바이오시밀러·신약을 3대 축으로 하는 글로벌 기업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며 "제2 반도체 신화를 재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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