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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에 뿔난 '反中 민심'…대선판도 흔든다

■올림픽의 대선공학

편파 판정에 여론 들끓어오르자

李 "분노 금할수 없어" 宋 "황당"

與 서둘러 '친중 이미지' 선긋기

安 "메달 도둑맞아" 비난 가세 속

반중 주도권 쥔 尹은 민심 달래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강서구 방신전통시장 고객지원센터 회의실에서 열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힘이 되겠습니다’ 전국자영업자·소상공인 단체 대표단 긴급 간담회에 참석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권욱 기자


20대 대선이 한 달도 남지 않은 8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편파 판정으로 반중 정서가 확산되자 여야 정치권이 여론의 향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이재명 대선 후보를 비롯한 소속 의원들이 ‘민주당이 중국 편을 든다는 인식을 줘서는 도움될 게 없다’는 판단하에 빠르고 많은 메시지로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게 정부 여당을 겨냥해 ‘친중 정책의 대가가 무엇이냐’며 반중 여론 흐름에 올라타는 모습이다.

특히 공식 선거운동이 오는 15일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이번 올림픽 이슈가 선거운동에 미칠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20일까지 열리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 내내 반중 정서가 커질 경우 선거운동 초반 판세는 반중 정서에 따라 크게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림픽이 대선 핵심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황대헌 선수와 이준서 선수가 전날 열린 올림픽 쇼트트랙 준결승에서 편파 판정으로 실격 탈락되자마자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실망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도 하루종일 중국에 대한 불편함을 감추지 않았다.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현 정부 여당이 친중적이라는 일반의 인식이 큰 상황에서 한복에 이어 편파 판정까지 더해져 대선의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4일 올림픽 개막식에서는 한복을 입은 여성이 출연해 중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확산된 상황에서 편파 판정까지 나오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해당 관계자는 “중국과 선을 긋고 국내 여론을 달랠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선대위에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불공정에 대한 분노로 잠 못 이루는 밤”이라며 “정말 황당하고 화가 난다”고 했고 박주민 의원은 “올림픽이 아니라 중국 운동회 아니냐. 부끄럽지 않냐”고 쏘아붙였다. 전날 밤 중국까지는 언급하지 않았던 이 후보도 소상공인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중국의 국익에 도움될지 모르지만 국민들께서 분노하게 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시한다”고 중국을 직접 겨냥했다.



민주당이 신속하게 메시지를 내놓고 중국과 선 긋기에 나선 것은 중국에 대한 국내 여론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말 서울대 아시아연구소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국가별 신뢰도 조사에서 ‘가장 믿을 수 없는 나라’로 90.7%가 중국을 꼽았다. 특히 청년층(19~29세)에서는 ‘중국을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자가 한 명도 없었다(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청년의 대부분은 중국을 싫어한다”고 말한 자신감도 이 같은 여론에 편승한 것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꿉니다’ 정책 토론회에 참석해 과학기술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후보는 중국의 극렬한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사드(THAAD) 추가 배치 공약까지 발표하며 일찌감치 반중 정서에 올라탔다. 편파 판정 이후에도 이렇다 할 메시지를 내놓지 않다가 이날 열린 과학기술 토론회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으로서 특정 국가에 대한 반대 감정을 언급할 수는 없다”며 짐짓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인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다. 이어 윤 후보는 “한중 관계가 상호 존중에 입각해 상대의 국익을 존중해가며 이뤄지지 못했기에 국민께서 그런 마음(반중 정서)이 생긴 것”이라며 오히려 반발하는 여론을 타일렀다. 대선 한복판에 불어닥친 반중 정서에 주도권을 쥔 모양새를 연출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더티’ 판정으로 금메달을 도둑맞았다”고 했고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 역시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다”고 일갈하며 반중 정서에 가세했다.

다만 이 후보와 민주당의 즉각적이고 강한 비판이 역효과를 일으킬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중국에 반감을 가진 청년층과 민족주의를 고양시키려는 중국이 맞부딪치며 대선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며 “여당이 급하게 반응을 내놓았지만 국민들에게 정부 여당이 중국에 유화적이라는 인식이 있는 상황에서 즉각적인 반응이 오히려 반감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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