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Law & Scene] '무법변호사' 속 법관 기피신청

사건과 직·간접 연관·편견 등

판결 불공정 우려땐 신청 가능

피해자·피고인 대리인·증인 등

법에 법관 제척·기피 사유 명시

언론에 편향적 칼럼 게재 이유로

변호인 통해 기피신청한 사례도

tvN 드라마 ‘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변호사가 본인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진출처=tvN 홈페이지




“재판의 판사를 교체해 주십시오.”

tvN 드라마 ‘무법변호사’ 속 기성지방법원. 차문숙(이혜영 분) 판사가 재판정에 들어서자 봉상필 변호사는 갑자기 재판부 기피를 신청했다. 차 판사가 “재판에 무려 30분이나 늦고, 법정에 서자마자 시작한다는 소리가 고작 그것이냐”고 반문했으나 그의 대답은 같았다. 봉 변호사는 “법관의 품위를 손상시키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아주 저질적인 판사가 있다”며 본인 휴대전화기 속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했다. 동영상에 담긴 건 한 남자가 버스 안에서 휴대폰으로 젊은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했다가 현장에서 적발되는 장면이었다. 봉 변호사는 “젊은 판사가 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고 칭찬을 많이 받았었는데, 목적이 몰카 촬영 때문이라니 최고의 반전”이라며 비꼬았다. 해당 판사와 검사가 즉각 항의했지만, 봉 변호사는 “경찰 인트라넷에 이미 퍼진 내용이다. 오늘 중으로 기사 뜰 예정이다”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몰카나 찍는 인간 이하의 판사를 재판부로 구성했다”며 재판장인 차 판사의 교체까지 요구했다. 배석 판사의 결격사유를 알고도 묵인했거나, 이제서야 알게 된 사실만으로도 재판부 기피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무법변호사는 법 대신 주먹을 쓰던 변호사가 본인 인생을 걸고 절대 권력에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 법정 드라마다. 극중 봉 변호사가 요구한 법관 기피 신청은 형사소송법 제18조(기피의 원인과 신청권자)에 실제로 명시된 내용이다. 해당 조항에서는 법관 기피를 신청할 수 있는 대상자를 검사와 피고인, 변호인(피고인 의사에 반하지 아니한 때)으로 한정한다. 기피 사유를 신청한 날부터 3일 이내에 서면으로 소명해야 한다는 점도 의무 조항으로 담았다.



단 기피 사유는 180도 다르다. 봉 변호사는 법관 기피 사유로 몰카 등 범죄 사실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법률에서는 ‘법관이 불공평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는 때’를 기피사유로 못 박고 있다. 여기에 법관이 ▲피해자이거나 ▲피고인 대리인 ▲증인 ▲감정인 등으로 사건과 연관이 있을 때도 법관을 제척하거나 기피할 사유로 명시했다. 또 법관이 사건에 대한 전심 재판, 기초조사·심리, 수사 등에 관여하거나 피고인인 법인이나 기관, 단체에서 임원 또는 직원으로 퇴직한 날부터 2년이 지난지 아니한 경우도 포함한다.

유승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법률상 기피 사유인 ‘불공정한 재판을 할 염려가 있을 때’는 법관이 편견이나 선입견을 지니고 있을 여지가 있을 경우”라며 “예를 들어 법관이 언론 칼럼이나 에세이 등 글에서 특정 사건이나 집단에 대한 선입견을 표현했을 때 피고인이 변호인을 통해 기피신청을 하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관이 그동안 남긴 행적을 통해 어느 한 쪽으로 무게 추가 기울어졌다고 의심할 합리적 증거가 있을 때 기피 신청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드라마에서 제시된 사례는) 명백한 몰카 등 범죄는 우선 경찰 조사부터 들어가야 하는 사항”이라며 “법원행정처가 이 같은 상황에서 재판이 이뤄지는 게 적절치 않다고 판단할 때에는 통상 본인(판사) 동의 하에 재판 업무에서 배제하거나, 서면 심리로 재판을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