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0일 “차기 정부는 과도한 기업 규제를 줄이고 노사 제도를 선진화해 기업가 정신이 꽃피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경총회관에서 신년 기자 간담회를 열고 “우리나라 노조는 정치화돼 있어 건전한 노사 관계 성립이 어려운 데다 현 정부가 너무 노조 편향적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회장은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큰 과제는 노동 개혁”이라며 “산업구조가 많이 달라졌는데도 우리 노동법은 노조가 모든 면에서 약자였던 1953년 제정된 노동법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용 유연화 △대체근로 허용 △쟁의행위 시 사업장 점거 금지 △부당 노동 행위 처벌 조항 삭제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고용 형태에서도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며 “기간제·임시직 등 여러 형태의 고용을 활용할 수 있는데 정규직 한 가지만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손 회장은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 경쟁력 평가에서 한국의 노사 협력 순위가 141개국 중 130위라는 점을 언급하며 “해외 선진국들은 노사 협력을 어떻게 하는지 함께 연구하면 좋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손 회장은 또 “차기 정부가 현존하는 규제를 줄여 기업이 더 긍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부탁한다”며 중대재해처벌법 개정, 법인세·상속세 등의 인하를 주문했다.
경총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통합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그는 “동일한 역할을 하는 경제 단체가 두 개 있을 필요가 있는가”라며 “두 단체를 통합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헤리티지재단 같은 연구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총은 오는 22일 이사회와 총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을 논의하며 손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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