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현장+]호남 찾은 尹에 '우리의 大통령' 환호…'정치보복 망언' 피켓도

尹 춘향골공설시장, 시민들 몰려나와 구경

'김건희 발언' 플래카드 등 반대파도 등장

역사마다 백수십명…강원·경남 비하면 적어

선거운동 기간 운집 규모가 득표율 가능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전북 남원시 춘향골공설시장을 방문, 건어물을 구매하고 있다./남원=연합뉴스




12일 오후 1시10께 전북 남원시 춘향골공설시장 앞 도로 좌우편은 백여명의 사람들로 북적였다. 시장 입구에는 윤 후보의 예정 동선을 따라 수십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윤 후보를 따라다니는 지지자들은 약 2m 너비의 깃발을 들고 분위기를 북돋았다. 시장 건너편에도 윤 후보를 보려는 사람들 수십명이 삼삼오오 서 있었다.

오후 1시15분께 윤 후보가 탄 검은색 카니발이 나타났다. 그는 점심으로 추어탕을 먹은 뒤 시장으로 왔다. “와~”하는 함성 속에 윤 후보가 내렸다. 양복 자켓을 벗고 에메랄드색 니트만 입은 차림이었다. 윤 후보에게 십수명의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윤 후보는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악수도 건넸다.

윤 후보는 예정 동선대로 서서히 움직였다. 사람들의 절반 가량은 휴대폰을 치켜 들고 있었다. 그들은 윤 후보가 다가오기 전 사진을 찍고, 윤 후보가 오면 주먹인사를 했다.

윤 후보가 시장에 진입하자 윤 후보 뒤로 열성 지지자로 보이는 사람들 십수명이 행렬을 만들었다. 한 중년 여성은 흥겨운 듯 몸을 흔들며 두 손을 들어 2번 표시인 브이자를 해 보였다. 한 걸음 떨어진 다른 여성은 “우와, 난리다 난리”라고 말했다.

윤 후보는 식품가게와 건어물 가게를 들러 오징어 등을 샀다. 그러는 동안 한 지지자가 “대통령은?”이라고 외치면 십수명의 사람들이 “윤석열!”이라고 외쳤다. 또 “정권교체!” “윤석열!” 구호도 반복됐다. 윤 후보 주변에는 수행 인원과 지지자 등 수십명이 어울려 덩어리를 만들었다. 한 가게 상인은 “아이고 보이지도 않네”라며 아쉬워했다.

모든 상인이 윤 후보를 향해 열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었다. 본 기자가 한 생선 가게 상인에게 윤 후보에 대한 생각을 묻자 “지켜봐야지”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가게 상인은 “가게만 하는 사람이 뭘 알겠나”고 말했다.

12일 전북 남원 춘향골공공시장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시민이 ‘우리의 大통령 윤석열’이라고 적은 박스 종이를 들고 있다./남원=조권형 기자


윤 후보는 10여분 만에 시장 밖으로 나왔다. 윤 후보를 보려는 시민들이 수십명 서 있었다. 윤 후보는 바로 차에 탑승했다. 시민들로부터 “(창)문 좀 열어주지”라는 탄식이 나왔다. 윤 후보의 차는 3미터 정도 앞으로 이동하더니 차창을 내렸다. 윤 후보는 손을 바깥으로 내밀어 시민들과 인사했다. 차 탑승지에서 기다리던 시민들은 “저기서 열었네”라며 아쉬워했다.

윤 후보에 대한 남원 민심이 올라오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남원 시민은 “내가 교회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며 “(윤 후보 지지율이) 한 이십 (퍼센트)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힘 당원은 아니지만 지난 총선에서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을 찍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남원·임실·순창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뒤 최근 윤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 시민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는 아들과 딸이 “윤석열을 뽑아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또 자식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관련 유튜브를 찾아 보내주며 남원 사람들에게 알려주라고 한다고도 했다.

박스 종이에 ‘우리의 大통령 윤석열’이라고 써서 나온 박애늠(64)씨는 “(안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유는 부정선거 우려였다. 경상도 출신으로 이십년 째 남원에 살고 있다는 박씨는 “부정선거 때문에 윤 후보가 잘 해도 안된다”고 주장했다. 부정선거론자는 또 있었다. 전주역 광장에서 뿌까뿌까 옷을 입은 한 사람은 변조된 음성으로 “이준석 대표, 4.15 부정선거 인정하세요. 윤석열 후보님, 부정선거 못 막으면 필패입니다”라는 말을 반복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전 전북 전주에서 출발한 공약 홍보 '열정열차'를 타고 남원역에 도착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남원=연합뉴스




윤 후보는 이날 공약 홍보 열차인 ‘열정열차’ 타고 전주·남원·순천·여수를 차례로 찾았다. 윤 후보가 역에서 나올 때마다 백수십명의 인파가 맞이했다. 윤 후보는 전주역에서 “호남이 (발전의) 과실을 받아야 할 때”라며 대통령이 되면 호남민을 중앙 정부에 많이 등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순천역에서는 최근 국민의힘에 복당한 이정현 전 의원이 “윤이 대통령 되면 호남 인재들이 인사차별 걱정하지 않도록 탕평인사 하시겠습니까?”라고 물었고 윤 후보는 오른손을 들고 주먹을 불끈 쥐며 화답했다.

윤 후보는 여수엑스포역에서 “저와 국민의힘은 더 이상 호남홀대론이 아니라 호남 발전론을 여러분과 함께 써내려 가겠다”고 강조했다. 남원역에서는 “호남이 특정정당에 의해 수십년간 장악돼 왔다”며 “어떤 정당이 더 진정성이 있고 더 정직하며 더 약속과 실천을 제대로 할 수 잇는지 잘 판단해달라”고 호소했다.

각 열차역 광장에서 윤 후보를 맞이한 사람들의 규모는 기자가 윤 후보를 따라 찾았던 강원 속초나 경남 창원 등의 구름떼 같은 인파에 비하면 많지는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 우세 지역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12일 전북 남원 만인의총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반대하는 사람이 ‘사드 추가 배치 결사반대’ 손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남원=조권형 기자


윤 후보 반대파도 눈에 띄었다. 윤 후보가 참배하러 찾은 남원 만인의총에는 ‘내가 정권 잡으면 가만히 안 놔둬!’라는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 녹취록 발언이 파란색 바탕의 플래카드로 걸렸다. ‘개혁과전환 남원촛불행동연대’ 명의의 이 플래카드에는 ‘어디서 협박질이야? 제2의 국정농단!’이라고 적혔다. 또 ‘정치보복 망언! 규탄한다’, ‘사드 추가 배치 결사 반대’ 와 같은 손 플래카드를 든 사람도 수명 있었다. 윤 후보를 따라다니던 유투버들과 시비가 붙기도 했다. 손 팻말을 든 사람이 “후보님, 잘 오셨습니다!”라고 외치자 윤 후보는 “고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에 유튜버들이 몰려가 “왜 괜히 불러서 쳐다보게 하냐. 야비한 거 아니냐”고 항의했다.

윤 후보의 이번 호남행은 오는 15일 공식 선거 운동 시작 전 마지막 지역 출장이었다. 윤 후보가 호남을 찾은 것은 경선 승리 뒤 세 번째다. 다만 윤 후보는 각 열차역 광장에서 지역 공약 내용을 담은 기자회견을 하는 데 그쳤다. 광장까지 일부러 찾아온 시민들 외에에 일반 시민들을 만난 장소는 남원 춘향골공공시장에 그쳤다. 이외에 여수에서 여천NCC 폭발 사고 조문을 하는 일정이 있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2일 오후 전남 여수엑스포역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여수=연합뉴스


윤 후보는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되면 호남을 수 차례 더 찾을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호남 지역 구도를 깨는 데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앞서 국민의힘은 호남에 윤 후보 자필 편지 200만통을 보냈다. 이 대표는 3~4일 전남 다도해 지역의 섬을 돌기도했다. 호남 지역 당협위원장은 20년만에 전부 채우는 등 조직도 정비했다.

호남도 국민의힘의 노력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남원역에서는 한 지역지 기자가 편지에 담긴 공약에 대해 질문했다. 여수엑스포역에서는 여수 청년 박상호씨가 윤 후보의 편지에 대한 답장을 읽었다. 윤 후보는 박씨를 껴안으며 “청년들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여수엑스포역 인파가 앞선 세 역사보다 1.5배 가량 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여순 사건에 전향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전남 산업 부흥을 수 차례 공약한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는 열정열차 안에서 여순사건 유족회와 간담회도 진행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호남 득표율 목표치를 20%에서 25%로 올려 잡았다. 윤 후보가 공식 선거 운동 기간 호남을 찾았을 때 시민들이 얼마나 운집하느냐가 득표율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